언론에서 통신사나 정유사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사를 종종 접하곤 한다. 정부의 인허가가 튼튼한 진입장벽이 되는 독과점 구조에서 오는 부조리라는 설명 역시 빠지지 않는다. 그런 기사들을 보면 그 회사들을 비판하고자 하는 마음 보다는 그 회사 주식을 사야 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사지는 않았다.
주식은 시세차익이나 배당을 목적으로 매매한다. 에스오일과 한국쉘석유를 제외하고는 은행 시중 금리 이상의 배당을 지급하는 통신사나 정유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재무관리 이론에 따르면 이익이 큼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지급하지 않고 이익금을 유보하면 주가가 많이 올라야 한다. 그러나 통신사 정유사는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주가는 잘 오르지 않는다. 모든 회사의 주가가 몇년째 그 자리이다. PER도 타 업종에 비해 낮지 않은걸 보면 저평가된 업종이라 보기도 어렵다. 상대적으로 타 기업에 대해 망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낮은 할인율을 적용한 결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독과점으로 인한 초과이익을 얻는 기업 이미지와는 잘 맞지 않는다.
정유와 통신 업종이 의외로 이익이 잘 생기지 않는 산업일 수 있다. 그리고 그나마 크지 않은 그 이익은 욕을 먹어가면서 독과점 지위를 악용하여서 겨우 달성한 결과이다. 이익 자체가 작은 업종이기기 때문에 독과점을 풀어 자유 경쟁을 유도한다고 해서 투자자나 소비자의 이익에 뭔가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얼핏 생각하는 것 처럼 큰 이익을 거둔다고 가정하기로 하자.
막상 영업이익률이나 배당이 부실한 이유를 굳이 따져 본다면 직원들에 대한 임금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익은 생산 요소에 분배된다. 생산 요소란 토지, 자본, 노동이다. 자본에 대한 댓가는 이자와 배당이고 토지 역시 관점의 차이는있지만 통신업, 정유업의 특성상 자본으로 보아도 큰 무리는 없다. 나머지가 노동이다. 많이 벌었는데 주주가 가져가는 몫이 크지 않다면 세금이나 금융 비용이 과도하든지 임금으로 지급되는 비용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익이 크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지분수익률이크다고 본다면 부채에 대한 금융비용은 정의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지분 이익을낮추는 요인으로 볼 수 없다. 세금은 다른 기업들도 동일한 조건으로 납부하므로 업종의 이익을 낮추는 요인으로 볼 수 없다.
세금과 금융비용을 제거하고 나니 남은 것이 임금이다. 정유사, 통신사가 구직자에게 인기 있는 업종인 것은 이런 가정에 기초한 것일까? 하지만 메이저 건설사나 금융권 등에 비해 임금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통신사나 정유사가 이익률이 높다는 가정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정유사를 제외한다면 통신사는 신규투자비가 많기 때문에 이익이 적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는데, 투자비는 자본적 지출이기 때문이에 이익률을 줄이지는 않는다. 장비의 감가상각률이 높기 때문에 이익률이 낮다는 건 받아들여 질 여지가 있으나 회계기준이나 세법 기준상 통신장비의 내용연수가 특별히 짧게 규정되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투자에 대한 지식은 미천하지만 상식적이고 직관적으로 생각해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