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어하지 못한 게임에 대한 후기를 쓰는 건 내게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는 어지간하면 한번 시작한 게임은 어떻게든 엔딩을 본다는 뜻이고 두 번째는 게임 후기를 쓰는 일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33원정대는 2025년도 다수의 고티를 수상한 게임이었다. JPRG의 부활이라느니 중소기업의 기적, aaa를 능가하는 aa급 게임 같은 찬사가 뒤따랐었다. 약간 궁금하긴 했지만 작년에는 성경도 읽고 취미 소설도 쓰느라 게임을 전혀 안 하던 때라서 그냥 흘려 지나갔었다. 얼마 전 게임패스 구독을 하면서 플레이를 하게 되었다. 33원정대는 게임패스 구독을 하면 꼭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게임 중 하나였다.
오프닝은 압도적이었다. 뤼미에르라는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 바다 건너 대륙에 있는 거석에 적힌 숫자 이상의 연령인 사람은 전부 꽃잎이 되어 소멸해버리는 세계관. 거부할 수 없는 소멸이라는 숙명을 꽃을 나누는 축제의 장으로 받아들여 슬픔을 승화하는 사람들. 처연하지만 담담하게 자신의 소멸을 연인인 구스타브와 나누는 아름담고 기품 있는 반출생주의자 소피. 그리고 그런 비극을 끊어내기 위해서 원정을 떠나는 구스타브와 또래 친구들. 그리고 그 과정을 시각적으로 너무나도 아름답게 묘사한 그래픽 아트와 음악들. 오프닝은 마스터피스 그 자체였다.
그리고 원정대는 다음날 배를 타고 대륙으로 떠난다. 원정대는 대륙에 도착하자마자 어떤 노인과 조우한다. 노인과 그가 데리고 온 괴물들은 원정대를 학살해버린다. 마치 베르세르크의 강마 의식을 연상케 하는 지옥도였는데 주인공 구스타브는 기절했다가 어찌어찌 살아남아서 깨어난다. 그리고 벌판을 헤매다가 동굴에 들어갔는데 동굴에는 노인과 괴물에게 살해당한 친구들과 이전 원정대의 시신들까지 한가득 쌓여 있었다. 그 지옥 같은 상황에 홀로 남아 오도 가도 못하게 된 구스타브는 절망하여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하려고 한다. 그때 동료인 루네가 갑자기 등장해서 같이 살아서 나가자고 만류를 한다. 여기까지가 내가 느꼈던 서사의 정점이었다.
여기까지 몰입도는 굉장했지만 이야기를 만드는 취미를 가진 사람으로서 찜찜한 구석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지금 보면 좀 이상하지만 어떻게든 수습을 했겠지라는 제작자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참았을 뿐이었다.
우선 거석의 위치 문제다. 거석은 바다 건너 대륙에 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는 이상 해수면 고도에서 바라봤을 때 지평선은 11킬로 미터정도에 있다. 소피는 부두에서 꽃잎이 되어 소멸했는데 그 배경으로 33이 쓰인 거석이 보인다. 즉 대륙은 뤼미에르와 직선거리로 11킬로 이내에 있다. 바다 건너라지만 지척인데 왜 뤼미에르 사람들은 변변한 정찰 활동조차 하지 않았을까?
일 년에 한 번씩 일어나서 거석에 숫자를 쓰는 존재가 있다. 엄청나게 커서 바다 건너에서도 보일 정도의 여자인데 사람들은 그 여자를 그림 그리는 여자라는 뜻인 페인트리스라고 부른다. 그 정도 덩치의 빌런을 상대해야 하는데 고작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동갑내기 친구들 스무 명 남짓을 매년 양식장에 사료 뿌리듯이 보낸다고? 뭔가 뤼미에르 주민들의 지능 이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페인트리스는 단지 숫자를 쓰는 인물에 불과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률 용어로 치면 의사표시(내일 너를 죽이겠다)가 아니라 관념의 통지(너는 내일 죽을 것이다)일 수 있다는 가정이다. 또는, 원래 세상을 멸망하게 하려는 존재는 따로 있는데 그와 싸워서 그나마 사람을 덜 죽게 하려고 분투한 결과 자기가 살린 몇 살까지를 살려냈는지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존재일 가능성도 열어놔 봤다. 숫자를 쓰는 것과 살해 의사가 필연성이 있다고 너무도 당연히 받아들이는 태도가 상당히 어색했다. 페인트리스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보는 게 우선일 텐데 그냥 순수한 악의만 존재하는 코스믹호러로만 받아들이는 태도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거석의 숫자는 처음에는 100에서 시작했고 해마다 1씩 숫자가 감소해왔다. 거석에 33이 쓰여진 게임의 시점에서 다음 해에 쓰여질 숫자는 32다. 페인트리스가 다시 일어나서 32라는 숫자를 쓰는 시점에 올해 32세인 사람과 33세인 사람은 각각 33세, 34세가 되어서 꽃된다. 게임 극 초반부, 사람들이 꽃잎이 되고 원정대가 출발하기 전, 저녁때 어떤 대머리 npc에게 전해 들은 바에 따르면 첫 번째 원정대 이름은 0 원정대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원정대는 이름이 33 원정대다. 원정대 이름은 거석에 쓰인 글씨랑 같았었는데 왜 첫 번째 원정대만 0 원정대였을까? 첫 번째 해에는 100이라는 숫자가 쓰여있었을 테니까 100원정대였어야 할 것 같은데 여기에 뭔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륙에서 이전 원정대의 일지를 모을 수가 있는데 가장 큰 숫자는 84다. 그렇다면 거석에 84가 쓰이고 84살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던 그 해부터 원정대를 보낸 것으로 볼 수가 있다. 게임의 시대 분위기는 19세기쯤으로 보이는데 그쯤 84세면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노인네였고, 어차피 내년이면 죽을 사람이니까 원정을 가라고 보냈을 리는 없다. 그랬다면 그건 원정이 아니라 고려장이다. 아마도 84원정대 당시는 내년에 죽을 사람만 찔끔찔끔 보내는 게 아니라 훨씬 대규모 부대를 동원했을 것이다. 한창 잘 싸울 나이인 20~40대 위주로 편성했을 것이다.
이 게임 내에서 인간의 능력은 의외로 엄청날 수밖에 없다. 결국 몇 안남은 인간들이 레벨을 높여서 페인트리스인지 뭐 또 다른 빌런인지를 아작 내는 게 스토리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 실제로도 아무나 지원하기만 하면 들어갈 수 있는 33원정대인데 플레이어블 캐릭터 중 태반이 마법사다. 그렇다면 훨씬 더 강력한 사람들로 구성되었을 70, 80번대 원정대 사람들은 왜 무력하게 당하기만 했고 나머지 사람들도 67년 동안 그렇게까지 멍청하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개연성 문제를 따져 볼 여지가 생긴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면 상식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최초의 원정대는 어떻게 파견하게 되었을까? 0 원정대라는 명칭은 정확한 표현일까? 파리를 모델로 한 뤼미에르라는 도시의 최고령자 칼망 할머니(122세)가 어느 날 꽃잎이 되시고 바다 건너 거석에는 100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칼망 할머니가 돌아가신 건 그냥 자연사로 보인다. 시신 대신에 꽃잎이 남았으니 신의 축복이라고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 숫자와 할머니의 죽음에서 인과관계를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0 원정대라는 팀이 굳이 바다를 건너서 덩치 큰 여자를 때려잡겠다고 나서는 건 일종의 피해 망상증 및 편집증이다. 게다가 원정대에 숫자를 붙이는 것 자체가 다음 원정대가 있다는 전제를 한 것인데,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 없이 어차피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이 깔린 네이밍을 하는 게 정상적일까?
0 원정대가 떠난 다음 해에는 페인트리스가 99라는 숫자를 썼을 것이다. 딱 100살인 노인네가 없다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98을 쓰고 99살 노인네가 없으면 또 무슨 뜻인지를 모른다. 노인네가 꽃잎이 되었더라도 여전히 주님의 축복으로 여겨질 것이다. 천수를 누리고 자연사인데 꽃잎까지 있으니 얼마나 상서로워 보일까?
대체 0 원정대는 왜 떠난것이고 처음 떠난 원정대가 덩치 큰 여자 뚝배기를 깰 거라고 믿고 보낸 거라면 대체 왜 넘버링을 붙인 것일까? 이런 생각들을 해보니 참 설정이 노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극에서 이런 대사를 보는 느낌이랄까?
"세종대왕님께서 우리 같은 무지렁이들을 위해서 요즘 훈민정음이란 걸 만드신다는데 정말 감사할 일이야"
참고로 세종은 묘호다.
뤼미에르에 정상인들이 모여 살고 있었다면 상식적으로 어떻게 했을까? 우선은 정탐할 사람을 보낸다. 괴물들을 만나면 도감도 그리고 사진도 찍고, 약점이 뭔지 조사하고 괴물들을 물리치려면 어느 정도 무력이 있는지를 연구 조사한다. 작은 개체는 생포해 와서 해부를 해서 취약성도 조사해 본다. 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15~70세까지 남녀 불문, 전투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실미도로 보내서 지옥의 훈련을 시켜서 게임 기준으로 레벨 60을 만든다. 그 인간 흉기 800명을 배를 태워서 기껏해야 11킬로 떨어진 대륙에 상륙시킨다. 배가 모자라면 하루 4회씩 한 번에 40명씩 나르면 닷새면 부대가 결집할 수 있다. 처음 도착한 40명이 거점을 확보하고, 강마 의식 같은 학살을 하러 온 괴물들을 전부 식량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다음에는 프리패스로 페인트리스까지 직행해서 알몸 도게자를 받아내고 칼망 할머니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십자가에 매달아 버린다. 그리고 모두가 행복해지고 상황 종료. 그런데 리뮈에르 사람들은 이것과 완전히 반대로 행동했다. 확실히 지능 문제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제작진을 믿었다. 진격의 거인도 연재 초기때는 배가 산으로 간다느니 수습을 못하고 거인들끼리 ufc를 한다느니 논란이 많았지만 그 천재 작가는 결말에 가서는 그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결해 버렸다. 나는 모든 게이머들로부터 찬양을 받는 이 신생 개발사가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을지가 너무나 궁금해서 정말 숨이 넘어가 버릴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내가 엔딩까지 달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찬양하던 쳐내기(패링) 때문이었다. 쳐내기란 적의 공격이 내 캐릭터에 닿기 직전 0.1~0.2초 정도의 찰나에 rb버튼을 눌러서 적에게 반격을 하는 커맨드다. 딱히 늙어서 그런 건 아니고, 나는 원래부터 눈과 손이 둔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대부분 게임을 엔딩까지 볼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는 최하 난이도를 부끄럽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었다. 이 게임은 스토리 모드가 있다. 패링을 잘할 자신도 없고, 게임 자체보다는 스토리가 궁금했기 때문에 스토리 모드를 선택했다.
대부분 게임의 스토리 모드는 적이 쏜 총을 다 맞더라도 나도 한대 씩 때리면 꾸역꾸역 진행이 된다. '너도 한방 나도한방'이었는데 결국 나만 살아남는 구조다. 서로 번갈아가며 뺨을 때리는 대회인 파워슬랩의 우승자가 나라고 보면 된다. 이 게임도 그게 가능하긴 한데 그런 방식으로 진행하려면 전투 시간이 굉장히 길어진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적의 체력 60을 깎을 뿐인데 패링에 성공하면 300~500 정도로 데미지를 먹이게 된다. 즉 쳐내기에 실패해도 진행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 이 빌어먹을 괴물들은 행동도 절도 있게 하지를 못하고 마치 1990~2000년대 학교 선생들처럼 때릴 듯 말 듯 애매한 몸짓을 하다가 학생들이 잠시 방심하는 순간에 몽둥이를 휘둘러서 최적의 고통을 주는 악취미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동작은 사실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싸움에서 그렇게 멈칫대다가는 카운터를 맞고 나가떨어지기 때문이다. 학생이 선생에게 반격할 수 없듯이, 상대가 그 어정쩡한 동작의 빈틈을 빠르게 잽으로 끊을 수 없다는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권위주의적인 모션이다. 아무튼 강력한 반격은 한 번의 패링 성공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4, 5회에 달하는 적의 연타를 모두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쳐야 비로소 발동되었기 때문에 손이 느린 내게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인 셈이었다.
그렇게 성공률 10% 내외의 쳐내기 성공률로 근근이 버티다가 갑자기 현타가 왔다. 하필 이 게임을 하던 때에 빌어먹을 엑스 클라우드에서 핑 값이 높아지면서 랙이 발생하는 일이 잦아진 것이다. 비록 화면은 게임 플레이 내내 항상 아름다웠지만 빌어먹을 엑스박스 시리즈s로 추정되는 엑스 클라우드의 형편없는 장비가 만들어내는 30 프레임 미만의 화면, 자글자글 깨지는 형편없는 대역폭과 높은 핑 값, 내 형편없는 피지컬,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전투가 재밌지도 않고 플랫폼까지 나를 억까하고, 스토리는 당장에 궁금해 죽겠는데 언제까지 이런 고문을 당해야 하는 걸까? 갑자기 인내심이 뚝하고 끊어졌다. 원래부터 게임은 벌을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 그리고 나는 이 게임에 7시간 이상을 투여했고 그 정도면 할 만큼은 한 것 같다. 그 정도 시간이면 모던 워페어나 블랙 옵스 같은 게임은 엔딩까지 달릴 수 있었을 테고, 대부 1, 2를 속도 조절 안 하고도 볼 수 있었다. 결국 유튜브를 검색하게 되었고 대략 3시간 반 정도에 게임의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영상을 찾아낼 수가 있었다. 내가 진행한 부분까지 정리해 놓은 파트를 보니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한 영상이었다.
그 영상을 보니 내가 제기한 다양한 문제들은 공식 스토리라인 안에서 대체로 정리가 되는 편이었다. 예를 들어, 앞서 개연성에 대한 문제로 한참을 따졌던, 칼망 할머니 운운하며 0원정대가 도대체 왜 존재했는가에 대한 미스터리는 비교적 깔끔하게 풀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기대에 비해 실망이 큰 전개였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면서 핵심만 말하자면 "아 시발, 꿈"이었다. 물론 제작자가 준비한 데상드르 가문의 비극이라는 서사가 딱히 퀄리티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하나도 안 궁금한 그 집안 이야기보단 절박하게 난관을 헤쳐 나가는 구스타브와 차분하면서 의연하게 최후를 받아들이는 소피의 절절한 사연에 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컸다.
나는 제작진이 하고자 한 이야기에 비해 훨씬 더 몰입되는 스토리를 이미 봐 버렸고 그것을 어떻게 수습해서 완성도 있게 마무리를 지을지에 대해 미칠 듯이 궁금했을 뿐이었다. 사랑하는 소피를 잃은 구스타브의 상실감과 앞으로의 각오, 정해진 날에 꽃이 되어버리는 숙명을 받아들이는 뤼미에르 사람들의 체념, 후세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어주는 이전 기수 원정대원들의 사명감과 결기 이런 게 전부 "아 시발 꿈"이 되어버린 것이다.
영화 '집으로'에는 청각 장애인 외할머니에게 치킨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철부지 손자가 나온다. 할머니가 치킨이 닭이라는 걸 알아채고는 백숙을 만들어준다. 그런데 손자는 삶은 닭 말고 튀긴 닭을 달라고 울고 불고 난리를 친다. 그 때는 꿀밤이라도 한 대 때리고 싶은 심정으로 그 영화를 봤지만 지금 내가 딱 그 처지가 되었다.
여담
레벨 60짜리 인간흉기 800명으로 대륙을 밀어버리는 군사작전 같은 공상을 하다보니 현대에서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에 대한 망상도 자연스럽게 병행이 되었다. 일단 f-15k를 출격시켜서 타우러스를 쏠 필요도 없이 가성비 있게 k9 자주포로 집중 포격해서 거석 자체를 가루로 만들고 그 옆에 있던 페인트리스도 영면시켜 준다. 예전부터 나는 스마우그 10마리 vs a-10 썬더볼트 1대 대결에서 후자 쪽에 배팅을 하는 스타일이었다. 1분에 4000발 발사되는 30밀리 열화우라늄탄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대부분 물질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헬게이트가 열린다는 말도 딱히 무서울 건 없을 것 같다. 지옥 문 앞에서 아파치 헬기가 호버링 하고 있다가 진짜 지옥이 뭔지를 지옥의 악마들에게 기르쳐줄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악마에게는 인도주의가 필요 없으니 간단하게 백린 살포 정도가 어떨까? 생각을 좀 더 확장해 보니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괴물들의 스펙이 떠올랐다. 요한계시록을 보고 굳이 믿기지도 않는 걸 단지 무섭단 이유로 굳이 믿어보겠다고 스스로를 속이기보다는 세금을 열심히 내서 국군이 더 많은 자주포와 헬기를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크림전쟁 이후 시대부터는 헬게이트가 열려도 민간인이 딱히 고생할 일은 없을 것 같다는 게 최근에 생긴 내 망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