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게임패스를 구독한 사연.
얼마 전에 게임패스 구독을 시작했다. 이유는 다소 충동적이었는데, 덱스로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로 게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mame4droid나 레트로아크같은 에뮬레이터로 오락실 기분을 낼 수는 있지만 추억 팔이일 뿐 제대로 된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느낌이 나지는 않았다. 그래서 덱스로 제대로 된 게임을 할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를 잠깐 고민하다가 클라우드 게임을 떠올려봤다. 막연한 바람으로 시작된 구상 결국 구체적인 비용 지출로 이어진 셈이다.
옥션과 지마켓을 보니 게임패스 구독권을 파는 업자들이 있었다. 대부분은 해외에서 발급한 인증키를 파는 것 같았는데 특이한 점이 있었다. 결제를 해본 적이 없는 새 계정에서 먹히는 키는 싸게 구입이 가능하지만 한번이라도 결제를 했던 계정에서도 먹히는 키는 추가금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이미 결제이력이 있는 계정에서 쓰려고 구입하기에는 체감되는 할인폭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 편이었다.
4월 하순경이었던것 같다. 엑스박스 공식판매처라는 곳에서 딱 하루동안만 게임패스 에센셜 12개월 구독권을 58,900원에 판매했다. 월 사용료로 환산하면 4900원 정도인데 정가인 10,800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좋은 가격이었다. 에센셜은 엑스박스에서 멀티플레이를 하려면 필수적으로 구독을 하는 요금제라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게임 수는 많지가 않았다. 그럼에도 할 게임이 전혀 없는 건 아니어서 일단 할만한 게임만 다 클리어하고서 티어를 업그레이드를 하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게임패스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사용하는, 널리 알려진 방법을 소개해보겠다. 일단 에센셜 구독키를 저렴하게 구입한다. 시세는 종종 바뀌기 때문에 며칠에 한번씩 판매자 페이지를 방문해보면 좋다. 내가 샀던 날이나 빅스마일데이라는 옥션, 지마켓 행사가 있을 때는 에센셜 12개월 키가 5만원대로 내려올 수 있는데 그런식으로 싸게 팔 때 많이 사놓는다. 에센셜 키는 잔여기간이 36개월이 될때까지 등록이 가능하다고 한다. 에센셜 키코드를 전부 등록했으면 프리미엄이나 얼티밋 구독 신청을 한다. 그러면 기존에 계정에 쌓여있던 에센셜을 프리미엄이나 얼티밋으로 변환하면서 요금차이에 따라서 남은 기간이 전환된다. 에센셜에서 프리미엄으로 가면 잔여기간의 2/3 에센셜에서 얼티밋으로 가면 45%가 적용된다. 쉽게 말해서 에센셜 잔여 구독기간이 100일일 때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면 잔여기간이 67일(반올림) 얼티밋으로 전환하면 45일이 되는데 전환할때는 구독료를 냈으므로 한달치 구독이 추가되고 최종 결과는 각각 97일, 75일이 된다. 다시말해 12개월 에센셜 구독을 바로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면 8+1=9개월이 된다.
그렇게 에센셜 구독 상태로 한달 쯤 지났는데도 아직 할만한 게임이 에센셜 카탈로그에 남아있었다. 그러다 보니 프리미엄 티어의 게임은 도대체 언제 시작하게 될까는 고민이 들었다. 프리미엄의 하루는 에센셜의 1.5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똘똘한 인공지능이 도움될 만한 조언을 해줬다.
"뷔페에서 에피타이저 빵이 맛있다고 빵만 쳐드실건가요? 얼른 더 맛있는 메인 요리를 드세요. 남은 시간이 아까워요."
이상한 본전 생각과 합리적 소비라는 허상에 사로잡혀서 잠시 이성을 잃었던 것 같았다. 일침을 듣고는 프리미엄 티어로 변환을 했고 얼마 전에 '용과 같이 8'의 엔딩을 봤다. '용과 같이'라는 게임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할 말이 있겠지만 일단은 미루고, 그동안 내가 느꼈던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생각을 남겨보려고 한다.
## 2. 엑스클라우드에 대해.
클라우드 게임이란 쉽게 말해 내가 플레이하는 게임을 내 기기가 아닌 고성능 서버에서 구동하고, 그 게임 영상을 내 모니터로 실시간 송출(스트리밍)해 주는 방식이다. 틀니 냄새가 한가득이지만 아무튼 더 쉽게 설명하자면, 90년대 중반 쯤에 유행했던 TV 프로그램 '달려라 코바'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당시 시청자들은 유선전화로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전화기 다이얼 키패드를 방향키 삼아 TV 생중계 화면 속 캐릭터를 조종했다. 시청자가 누른 다이얼의 오디오 신호가 전화선을 타고 방송사 컴퓨터로 날아가 캐릭터를 움직이면, 방송사는 그 화면을 다시 전파를 통해 전국으로 송출하는 방식이었다. 지금의 최첨단 클라우드 게임은 이 '달려라 코바'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셈이다.
게임패스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의 명칭은 엑스클라우드다. 작년 하반기에 게임패스 구독료를 올리면서 종전에 얼티밋 티어에만 제공되던 엑스클라우드가 에센셜과 프리미엄 유저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 요금과 현재 요금 티어별 요금들을 나열해보고 소거법으로 계산해보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책정한 엑스클라우드의 가치는 월 3천원 정도로 보인다. 이는 한달에 40시간만 플레이 시간을 주면서도 2만~4만원 가량 받아 먹는 지포스나우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저렴한 요금이다. 그러나 싸고 좋은 것은 없듯이 내가 경험해본 엑스클라우드는 몇 가지 약점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대역폭이 너무 작다는 점이다. 엑스클라우드의 대역폭 한도는 15Mbps다. 잘 인코딩된 영상이라면 1080p 해상도에 차고 넘치는 비트레이트지만 예측할 수 없는 실시간 영상을 압축하기엔 다소 부족한 대역폭이다. 게다가 아직도 h264코덱을 써서 압축률도 높지가 않다. 즉 데이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실제 컴퓨터나 게임기로 돌리는 것같은 쨍한 화면을 기대할 수가 없다. 더구나 15Mbps는 이론상 최대값일 뿐, 실제 구동되는 화면은 대체로 5~10Mbps내외에서 결정된다. 그러다 보니 대역폭 부족으로 화면이 완전히 뭉개지는 깍뚜기현상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정지화면의 도트 자체가 좀 크게 뭉치는 일 정도는 흔하게 일어나곤 한다. 어쩌면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게임은 조그만 폰화면으로나 하는 것이라고 제품 컨셉을 잡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6인치 화면으로 본다면 이정도 화질 열화를 체감하기는 어려울테니까.
두번째 문제는 키보드 마우스 지원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윈도우보다는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더 심하게 문제가 드러난다. 안드로이드는 마우스의 폴링레이트를 60헤르츠로 한도를 잡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클라우드를 구동하기 위한 별도의 안드로이드 전용앱을 마련하지 않았다. xbox.com/play 를 웹브라우저 주소창에 넣고 플레이하는 방식이라서 60헤르츠 폴링레이트의 한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안그래도 키보드 마우스 지원하는 게임 자체가 많지 않은데 그나마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에서도 마우스의 움직임이 뚝뚝 끊긴다. 특히 폴링레이트가 높은 게이밍 마우스의 경우는 마우스의 움직임이 엄청나게 느려지면서 사실상 게임을 플레이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된다. 예를들어 폴링레이트가 1000헤르츠인 게이밍 마우스로 게임을 한다면 게임 개발자가 의도한 6센치를 움직이기 위해서 내 손이 1미터를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결국은 게임패드가 필요해진다.
세번째 문제는 서버 쪽에서 게임을 실제로 구동하는 기기 성능이 별로 뛰어나질 못하다는 점이다. 엑스클라우드 서버쪽에서는 엑스박스 시리즈 X로 게임을 구동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투입되는 자원은 연산능력이 그 4분의 1정도에 불과한 시리즈 S로 보인다. 그래서 겨우 FHD환경인데도 품질모드 성능모드 중에서 골라야 하는 상황이 종종 생기고 품질모드로 고를 경우 30fps로 프레임 제한이 걸린다. 그리고 그런 선택권조차 없이 무조건 30프레임으로 강제 고정되는 게임들도 있다. 레이트레이싱은 당연히 안되는 것 같다.
네번째는 앞서 지적한 것들과 같이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게임패스에서 제공하는 컨텐츠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다. 본편은 플레이할 수가 있지만 DLC까지 플레이하려면 별도로 구매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이버펑크 2077은 게임패스 구독으로 플레이할 수가 있지만 그 게임의 가장 맛있는 부분인 팬텀 리버티는 3만원이 넘는 DLC로 별도로 구입해야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쪼개 팔기가 성행하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치명적인 결점이다. 포르자 호라이즌도 디럭스나 프리미엄이 아니라 스탠더드 에디션이 제공되므로 dlc를 플레이하려면 별도로 돈을 내야 한다. 반면에 위쳐3는 컴플리트 에디션이라서 와인앤 블러드 같은 dlc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카탈로그에 어떤 에디션으로 등록되어있는지가 플레이할 때 꽤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엑스클라우드로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better xcloud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볼 수 있다. tampermonkey라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에 스크립트를 적용하는 방식인데, 초심자가 쓰기에는 약간 복잡하다. 구체적인 사용법은 검색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 참고로 안드로이드 에지 브라우저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나처럼 덱스 환경에서 게임을 한다면 복잡한 과정 없이 깃허브에서 APK 파일을 다운받아 설치하는 편이 빠르다. better xcloud 설정에서 유저 에이전트를 삼성 스마트 TV로 에뮬레이트하면 웹브라우저 순정 상태보다 화질이 좋아진다는 간증이 존재하지만, 내 체감상으로는 별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APK 버전으로 설치하면 덱스 바탕화면에 게임패스 전용 아이콘을 만들어 두고 바로 실행할 수 있다. 화질 개선을 체감하지 못하더라도, 이 편의성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설치해서 사용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 3. 또다른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지포스나우.
엑스클라우드와는 다소 대조적인 지포스나우 사용 경험에 대해서도 적어보겠다. 무료티어 기준이다.
지포스나우도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이다. 지포스나우는 4월부터 신규가입하는 계정에 대해서 얼티밋 3시간 사용권을 적용해준다. 얼티밋은 월 39,900원을 내는 등급인데, 지포스 4080성능의 gpu로 게임을 월 40시간 플레이할 수 있다. 요금제 출시 당시에 4080은 200만원을 훌쩍 넘는 카드였고 그런 카드를 1년에 48만원쯤 내고 사용하는 셈이라 구독료 자체는 비싼 듯 하면서도 실제로 엔비디아가 부담하는 기기의 감가상각을 감안하면 또 합리적인 것 같기도 한 액수다.
나는 가입 당시에 받아 놓은 이 3시간 사용권이 너무 아깝게 느껴져서 나중에 포르자 호라이즌 6 같은 고사양 신작이 나오면 플레이하기 위해서 쟁여놨었다. 필요하다면 프리미엄인 게임패스 티어를 얼티밋으로 올릴 의사도 있었다. 하지만 지포스나우에 오랜만에 접속을 해보니 아끼고 아끼던 3시간은 사라져있었다. 검색을 해도 나오는 건 없고, 고객센터에 메일로 문의를 해봤다. 이것 말고도 어쩌다보니 여러 건 문의를 할 일이 있었는데, 매번 메일이 아니라 톡으로 문의한 것 처럼 신속하고 매우 간략한 답장이 온다. 고객센터에 따르면 얼티밋 3시간 이용권은 가입 첫 10일 동안만 유효한 혜택이라고 한다. 아끼다가 똥이 된 셈이다. 하지만 아낄 게 없어졌으니 아무거나 막 플레이해볼 수 있는 해방감이 생기기도 했다.
지포스나우로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스팀, 에픽, 유비, 엑스박스, 배틀넷 계정에 OAuth로 접속해서 내가 구입한 게임플레이 권한을 얻어야 한다. 스팀은 게임 라이브러리 연동이 잘 되지만 에픽은 내가 일일이 게임을 등록해야하고, 엑스박스는 내 티어와는 상관없이 얼티밋 구독을 전제로 하여 게임패스 얼티밋에서 제공하는 모든 pc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것처럼 표시된다.
에픽게임즈에서 지난 수년간 매주 뿌려댄 게임들을 차곡차곡 모아놨다면 무일푼으로도 라이브러리에 제법 할만한 게임들이 모여있을 것이다. 다만 에픽에 게임을 많이 보유한 사람은 다소 아쉬울만한 점이 있다. 에픽으로 내가 보유중인 게임이더라도 지포스나우에서는 스팀에 보유중인 경우에만 플레이할 수 있게 제한된 게임이 상당히 많다. 특히 ea게임이 그런 경향이 있다. 그리고 락스타가 자사 게임들을 클라우드로 플레이하는 것에는 굉장히 부정적인지 gta와 레드데드리뎀션은 게임패스는 물론 지포스나우에도 없었다.
지포스나우에 가입한 사람은 자신이 가진 라이브러리에 있는 게임을 엔비디아의 컴퓨팅 자원을 이용해서 무료로 플레이해볼 수가 있다. 다만 무료 티어에게 제공되는 gpu성능은 유료에 비해 성능이 많이 떨어지고 한번에 딱 한시간만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한시간이 지나면 강제로 게임이 종료가 되기 때문에 세이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무료티어에게 종전에는 플레이하는 게임의 사양에 따라서 gtx 1060과 rtx 2080중에서 배정이 되었다는데 현재는 rtx 3050으로 통일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냥 3050은 아니고 레이트레이싱과 dlss가 제거된 rtx 3050이라서 사실상 gtx 1660 ti정도를 쓸 수 있는 등급이라고 보면 된다. ai붐에 따른 gpu가격 급등이 수년째 이어진 뉴노멀이 되면서 스팀 유저가 쓰는 그래픽카드 중 상당수가 아직도 gtx1060 이하 성능이라고 한다. 그것보다 약 20% 나은 성능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셈이라서 게임하는데 큰 돈을 쓰기 싫은 사람에게는 제법 괜찮은 조건이라고 할만하다.
여기까지는 딱히 흠잡을 건 없다. 무료티어 유저의 가장 큰 걸림돌은 대기시간이다. 엔비디아가 공짜 손님에게까지 무제한적으로 자원을 투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정된 컴퓨팅 자원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려면 한사람이 오래 독점하면 안된다. 그래서 세션시간은 1시간이 한도다. 한가한 시간은 5분 저녁 7시부터 11시 사이 사람들이 몰릴만한 시간은 10~15분 정도 기다리면 한시간 정도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공짜로 쓰는 거지만 1시간 하려고 15분을 기다리고, 세이브를 못하고 튕겨나갈까봐 전전긍긍하는 상황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수는 있다.
무료티어로 지포스나우를 테스트해본 경험담을 남겨보겠다. 지포스나우는 안드로이드 전용앱을 제공하기 때문에 엑스클라우드에 비해서는 안드로이드에서 사용하기가 훨씬 낫다. 예를 들어 지포스나우는 앞서 제기했던 게이밍 마우스 폴링레이트 문제에서 자유롭다. 콘솔이 아니라 pc기반이라 키보드 마우스 플레이가 디폴트다. 하지만 그래도 덱스보다는 윈도우 환경에서 사용해야 더 제약없이 사용할 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안드로이드 앱으로는 네트워크 상황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기껏해야 fps값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웹브라우저로 play.geforcenow.com 에 접속하면 앱으로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많은 정보를 볼 수가 있지만 윈도우 브라우저로 보는 것에 비해서 제한이 있고 마우스 폴링레이트 문제가 생긴다.
지포스나우는 공식적으로 50Mbps이상 대역폭을 권장하고 자체 속도 테스트가 그 미만으로 나오면 미흡한 속도니까 다른 망을 쓰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FHD환경이라면 그리 신경쓸 필요가 없다. 내 경험상 FHD환경에서 지포스나우는 25Mbps 내외로 작동하고 가장 대역폭이 높은 순간이 35Mbps였는데 1초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대략 30Mbps정도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망이라면 충분하다. 그리고 30Mbps미만으로 전송되는 화면 화질은 컴퓨터로 직접 플레이하는 화면과 구별이 거의 불가능해보였다. 지포스나우가 사용하는 코덱도 엑스클라우드와 같은 h264다. 엑스클라우드도 대역폭을 2배 정도로 늘려주거나 코덱을 h265, av1같은걸로 바꾸면 지금보다 훨씬 만족도가 높을텐데 싼 게 비지떡이니 많은 걸 바랄 수가 없어서 유감이다.
무료티어는 한정된 자원을 나눠쓰는 입장이다보니 세션 관리가 굉장히 엄격하다. 게임 도중에 몇 분 정도 정지를 시키고 딴 걸 보거나, 뭔가를 확인하려고 alt+tab으로 현재 게임이 아닌 창을 띄우거나 win + d로 현재 창을 줄여버리면 곧바로 플레이중인 세션에서 튕겨나가 버린다. 특히 덱스는 따지고 보면 전화기이기 때문에 게임 도중에 전화라도 한번 오면 모든게 끝이다. 가슴 졸이기 싫다면 지포스나우를 덱스로 사용하려면 전화가 안 올만한 전화기(공기계 등)로 사용하는 게 좋다.
엑스클라우드가 무료 사용자에게는 오직 포트나이트만 플레이할 수 있게 풀어준 것에 비하면 지포스나우는 무료 티어에게 상당히 관대해 보인다. 대역폭을 아끼질 않으며 깨끗한 화면을 보여주면서 돈내고 써 볼만한 서비스라는 인상을 주려는 목적 같다. 특유의 빡빡한 세션 관리 역시 결국은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거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필수적인 정책으로 보인다.
지포스나우 한달 제공량이 40시간인 건 글로벌 스탠더드는 아니고 한국만의 상황이다. 다른 나라들은 무제한 제공했다가 얼마전 월 100시간으로 개편이 되었다고 한다. 엔비디아가 한국만 호구로 본다기보다는 한국 특유의 망사용료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달 40시간이 적다고 느끼는 사람은 일본 계정을 만들어서 100시간 플레이를 하기도 하는데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 사용을 일포스, 한국에서 사용하는 지포스나우를 한포스라고 부른다. 일포스는 시간은 넉넉하지만 물리적 거리 문제와 국경을 넘는 문제로 핑 값이 한포스에 비해 크다고 한다. 망사용료 문제로 인해서 해외망 접속을 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로 인해서 통신사는 외국에 망사용료를 내게 되었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한포스는 40시간에 39,900원이니까 한 시간에 천 원 정도인데, 동일 사양 수준의 pc방 요금과 비교해보면 가성비가 어떨지 모르겠다.
지포스나우 퍼포먼스 티어는 월 19,900원 요금제다. 얼티밋에 비해 요금이 절반 수준이라서 싸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의외로 가성비가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퍼포먼스 티어는 rtx 3060 ti정도의 성능을 제공한다. 그런데 그 카드 중고 가격이 30만원 내외다. 30만원에 3060ti 중고를 구입했다면 15달 후에도 어쨌든 그 물건은 내 컴퓨터에 꽂혀있다. 반면에, 지포스나우는 내가 그래픽카드를 직접 구동하지 않아서 아낀 가정용 전기료 외에는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는다. 매달 40시간을 꽉 채워서 사용했다 하더라도 tdp 200와트짜리 카드를 600시간 굴리는 전기료 정도를 아꼈을 뿐이다. 가정용 전기 120kwh면 총액은 2만원 미만이다. 퍼포먼스 등급은 제공하는 성능을 올리든지 요금을 내리는 게 합리적일텐데 성능을 올리면 얼티밋의 가성비 문제가 생길 것 같다. 그렇다고 요금을 내리면 매출 감소와 퍼포먼스급 그래픽카드의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퍼포먼스 티어는 나같은 덱스쟁이를 노리는 틈새 상품이거나 구색 맞추기용 요금제인 것 같다.
네이버 멤버십은 구독료가 월 4,900원이다. 네이버 멤버십을 구독하면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네이버 유료 웹툰을 볼 수 있는 쿠키 몇 개, pc 게임패스 중 한가지를 선택하여 무료로 즐길 수가 있다. pc게임패스 구독료는 15,000원인데 엑스박스 계정의 라이브러리를 게임패스 얼티밋 수준으로 채워준다. pc게임패스와 지포스나우 무료티어의 조합은 내가 상상한, 게임을 가장 저렴하게 플레이 할 수 있는 방법인데 8달 후 쯤에 게임패스 프리미엄 구독기간이 끝나고도 해보고 싶은 게임이 아직 남아있다면 한번 쯤 시도해볼 것 같다.
## 4. 다소 아쉬운 현재 상황.
한편, 플레이스테이션 진영도 ps플러스 프리미엄 티어로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한다고 한다. 요금은 게임패스 얼티밋에 비해 살짝 저렴하고, 카탈로그에는 플스 특유의 대작들이 포진해 있고 엑스클라우드처럼 대역폭에 인색하지도 않다고 해서 상당히 구미가 당기지만 국내에서는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 프리미엄 티어가 없는 지역에서는 오래된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 말고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을 것 같은 디럭스라는 무쓸모 티어가 버티고 있다. ps 플러스 프리미엄도 일포스처럼 일본 계정을 만들수는 있다던데 일본어 인터페이스가 반겨준다고 한다. 소니가 나중에라도 국내에서 프리미엄 티어를 시작한다면 한번쯤 구독을 해볼 만한 서비스일 것 같다.
가상화폐 채굴 열풍과 AI 붐은 엔비디아를 게임쟁이들이나 아는 회사에서 세계 시가총액 1위 테크기업으로 만들어줬다. 그 부작용으로 게이머들은 중고가 기준 10만원 그래픽카드면 최신게임 중상옵이 가능하다는 오래된 문법을 잃어버렸다. 클라우드 게임을 그 대안으로 떠올리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어서 현재 수준의 클라우드 게임이 그 시절 10만원짜리 카드만큼의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 이런 상황이 심히 유감스럽지만 ai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현재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클라우드 게임은 현재 주어진 이 거지같은 상황에서라면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다. 데스크탑은 아무것도 안 해도 기본적으로 60와트 정도를 먹으며 열기를 뿜어낸다. 비디오카드 가격의 상승은 내 컴퓨터로 게임할 기회를 빼앗아갔지만 한편으로는 데스크탑을 켜지 않고도 게임을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데스크탑을 대신해서 어차피 하루 종일 켜져있는 핸드폰을 큰 화면과 연결해서 클라우드로 게임을 즐긴다면, 전기요금과 여름 실내온도 관리 측면에서만이라도 해볼 만하지 않겠는가.
## 덧붙이는 글: 에션셜 티어라는 에피타이저를 넘은 게임패스의 첫 메인요리 용과 같이 8에 대한 감상
하나의 글이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아서 산만하기가 이를 데 없지만 따로 쓰기는 애매한 짧은 내용이라 용과 같이 8에 대한 소감도 같이 써본다. 턴제 rpg는 다소 답답할 수 있는 엑스클라우드의 네트워크 환경과 잘 어울리는 장르다. 용과 같이 8은 컷신이 많고 레이싱 게임처럼 화면 전환이 크지 않은 편이라서 엑스클라우드는 대부분의 장면을 1~5메가bps 정도의 대역폭으로 처리했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얼핏 알고 있던 이미지는 거칠게 말해서 이런 것이었다.
'운전 안하는 염가형 gta 야쿠자 버전'
하지만 정작 플레이를 해보니 용과 같이는 gta하고 닮은 점이 하나도 없는 게임이었다. 게임 엔딩을 보고서 왜 사람들이 gta를 위험한 게임이라고 비판하는지 그 이유를 새삼 실감할 수가 있었다.
용과 같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키류와 이치반은 야쿠자다. 그런데 두 사람 다 실제로 나쁜 짓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련할 정도로 선량한 사람들이다. 선한 야쿠자는 끓는 얼음처럼 모순적인 개념이지만 아무튼 게임의 캐릭터로서 주인공은 바보같을 정도로 우직하게 착한 야쿠자다. 게이머가 이 야쿠자의 행동에 동화되어 뭔가를 한다고 해도 별로 큰일이 벌어질 염려는 없을 것 같다. 기껏해야 친구간에 의리를 지키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 정도를 할 것이다.
반면에 gta의 주인공들은 누가 뭐래도 인간백정에 천인공노할 악당들이다. 게임을 클리어할 때까지 적어도 1,000명 이상의 사람을 살해하고 별다른 죄책감도 없다. 모든 미션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저지르는 범죄고, 주인공들은 악당들 중에선 그래도 상식도 통하고 유쾌하고 의리도 넘친다. 내게 그런 친구가 있으면 아주 재미있고 든든할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너무 매력적인 그런 놈들이 은행을 털고 길가던 무고한 사람을 쳐죽이고 남의 차를 훔치고, 마약을 하고, 군부대에 들어가서 비행기를 탈취한다. 그게 잘못처럼 느껴지질 않고 오히려 통쾌하다. 이런 점들이 게이머의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가 없지만 악당의 행위에 공감과 지지를 보내는 순간이 딱히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과 같이 8의 또다른 특징이라면 캐릭터들에 대한 무한 애정이다. 특히 1~6편까지 주인공을 맡았던 키류에 대한 대우가 각별해 보였다. 키류는 용과 같이 8에서는 암에 걸려 얼마 후 죽을 운명인데 마지막 생명을 불살라서 옳은 일을 한다. 키류는 이제 50대 후반이고 용과같이 제작사인 RGG는 지난 20년 동안 딱히 더 뽑아낼만한 스토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키류를 철저하게 굴려먹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스토리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 주인공이 필요했고 이치반에게 그 역할을 넘겨야 했을 것 같다. 키류가 비참하게 살해되거나 무기력한 뒷방 늙은이가 되는 건 어울리지 않기에 제작진은 격조있고 자연스러운 퇴장 방법으로 암을 선택한 것 같다.
RGG는 20년간 회사를 먹여살린 키류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서 팬들에게 헌정하듯 컨텐츠를 잔뜩 만들었다.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는 그 엔딩노트라는 과거 회상들을 플레이하는 게 필수가 되도록 게임을 설계했다. 골프채로 사람 대가리를 깨놓고 '가상의 캐릭터에 뭘 그리 감정이입해?'라고 너스레를 떠는 늙은 철부지 힙스터가 좋아한 방법보다는 훨씬 기품 넘치는 이별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악당에게도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고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는 사실을 초등학교 도덕시간에 잠을 자다가 놓치고는 다 늙어서 그걸 이제서야 깨달았다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세계만방에 자랑을 하는 사람이 만든 게임에 비해서 감동이 있는 서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