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면 안써도 되는 문장들, 안쓰는게 나았던 표현들이 거슬릴 때가 많다. 그런 부분은 늦었지만 통째로 지우기도 한다. 내가 예전에 바보였기 때문에 그런 문장들을 썼을까 생각을 해 봤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돌이켜 기억해보니 그 글을 쓴 이유 자체가 바로 그런 거슬릴만한 생각을 문장으로 구체화해보고 싶은 참기 어려운 욕구 때문이었다. 나머지 문장들은 그것이 하나의 완성된 글 안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포장이었을 뿐이었다. 글을 쓰다 보니 너무 나간게 아니라 너무 나간 생각을 글로 붙잡다보니 사실상 본체의 역할을 하게 된 문장들이 더해진 셈이다.
그런 조잡한 표현들이 없었으면 그 글 전체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게~"를 하면서 모래를 덮기 위해 깔아놓은 손등 같은 역할이다. 두꺼비 집이 완성된 후에 손은 모래더미에서 빼내야 한다. 배변 욕구를 시원하게 해소한 후에도 똥은 오랫동안 남아서 악취를 풍기고 있다. 그런 표현들을 지우는 건 욕구가 소멸하고 나서 뒤늦게 스스로 청소하는 셈이다.
본문과 상관 없는 내용임
https://namu.wiki/w/%E2%97%8B%E2%97%8B%EB%A7%88%EB%A0%B5%EB%8B%A4
"oo마렵다"라는 표현은 2018년부터 흔히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록을 보니 내가 글쓰고자 하는 욕망을 마려움으로 느끼기 시작했던 시점은 2012년 7월쯤이다.
잡생각이 참 많았던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