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투자자는 한해 동안 발생한 250만원이 넘는 순 양도차액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받는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62조 제5항에 따라 매도액 중 취득원가는 선입선출로 계산된다.

주식은 우상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먼저 산 주식은 싸고 나중에 산 주식은 비싸다.

선입선출법을 적용하면 취득원가가 낮게 평가되어서 양도차익이 크게 잡히고 세금을 많이 내는 경향이 생긴다.

한편 주가 하락을 겪으며 물타기를 할 때는 먼저 산 주식이 비싸기 때문에 양도차익이 작게 잡히고 세금도 적게 낸다. 물을 많이 탄 경우는 수익인줄 알았던 거래가 손실로 잡힐 수도 있다.

 

양도소득세 산정시 선입선출법은 국세청의 권고사항일 뿐 강제 적용은 아니기 때문에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다. 이동평균법을 적용하는 곳은 삼성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이고 나머지 대부분 증권사들은 선입선출법을 사용한다.

한편 투자자가 직접 수동 입력으로 양도세를 신고하는 경우는 선입선출, 후입선출, 이동평균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투자자가 실제로 받아들이는 수익 인식법은 이동평균법이기 때문에 체감하는 수익과 선입선출법으로 계산되는 세금과는 괴리가 발생한다. 이런 괴리를 줄이기 위해 해외주식 잔고를 이동평균법이 아닌 선입선출법으로 표기하는 증권사도 있다.(예:신한)

그러나 주식 잔고를 선입선출로 표기하더라도 수익인식과 세금의 괴리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주식을 매수 단가별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남아있는 주식의 평균 가격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주식을 분할매도할 때 수익과 손실 여부를 알아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어떤 주식을 15, 10, 8 달러에 각각 1주씩 물타기 한 경우를 떠올려보자.

잔고에 평균 단가는 11달러로 표시된다. 12달러가 된 날(잔고에는 수익률 9.1%로 표기됨) 1주를 매도하면 1달러 수익이 났다고 생각하게 되기 쉽다. 어떤 주식을 얼마에 몇 주씩 매수했는지를 일일이 기억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입선출법이 적용되면 3달러 손실이고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투자자의 기억과는 달리 신한금투 같은 증권사에서는 2거래일 후 실제 입금이 된 후에 잔고는 앞의 15달러 물량이 제거된 9달러로 변경된다.

이후 주가가 9.5달러로 빠진다면 실제 평단가보다는 1.5달러 내렸지만 잔고로 표시된 평단가가 9달러이기 때문에 과거 거래했던 주가를 일일이 기억하지 않는 사람 입장에서는 주당 0.5달러씩 이익을 본 것(수익률 5.56%)으로 보이게 된다. 여기서 0.5달러 수익 실현이라고 생각하고 1주를 매도하더라도 실제로는 선입선출법이 적용되어 10달러짜리 물량이 팔리고 0.5달러 손실(실제 평단가 기준으로는 1.5달러 손실)이 확정된다.

2거래일 후 잔고의 평단은 10달러 물량이 제거된 8달러로 표시된다. 주가는 9달러이고 0.5달러가 또 내렸는데 잔고에는 1달러 이익(수익률 12.5%)으로 표시된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수익률이 오른 걸 기뻐하며 실제 평균단가가 11달러였던 주식을 9달러에 판다.

주식을 33달러에 매수(=15+10+8)해서 30.5(=12+9.5+9)달러에 매도했으니 2.5달러 손실을 봤는데 불합리한 시스템으로 인해 투자자가 오해한 투자 결과는 2.5달러 수익이다.(=1+0.5+1)

진실을 모르고 투자를 하다보면 매번 수익 실현의 기쁨(각 9.1%, 5.56%, 12.5%)을 맛보면서 정작 계좌는 말라가는(33달러에서 30.5달러로 7.6%손실)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2021년 2월 17일에 신설된 소득세법 시행령 재150조의13 제3항에는 주식등의 취득가액을 구할 때 이동평균법을 사용하도록 규정되어있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본격적으로 적용되어 국내주식도 양도소득세를 내게 되는 2023년부터는 해외주식도 취득가를 이동평균법으로 적용하게 된다. 2023년부터는 증권사들도 이에 따라 해외주식 잔고의 평균단가를 이동평균법에 의하여 표기하게 되었으므로(신한금투 고객센터에서 확인) 올해까지만 겪을 불편함이다. 주식을 얼마에 몇 개 씩 샀는지 일일이 기억하기 어렵다면 해외주식투자할 때 2022년말까지는 분할매도를 지양하거나 삼성, 대신, 한투 계좌를 이용하는 게 좋다.

Posted by 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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