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2015년 3월) 읽어보니 약간 병맛 나는 글이다.

이렇게 궁상을 떠는 것 보다는 액티브 방식 서브우퍼를 구입해서 연결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엔트리급 서브우퍼는 1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고, 중고로 구입하면 5만원 안팎에서 나름 쓸만한(100와트대 엔트리급) 물건을 구할 수도 있다.


2채널 신호 중 한가닥(서브우퍼의 입력단자가 1개뿐이라면)을 또는 양쪽을 서브우퍼쪽으로 빼서 연결해 주면 그리 크지 않은 음량으로도 극장 부럽지 않은 가슴 떨림을 경험할 수 있다. 서브우퍼 입력단자가 모노단자라면 한쪽만 연결하는게 낫다. 별도의 장비를 이용하지 않고 각종 젠더나 단순한 분배기 같은 부품을 이용해서 무리해서 양쪽을 모두 연결하려고 하면 신호가 섞여서 오디오 전체가 모노음으로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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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가 헤드폰보다 해상도나 음 분리도는 떨어지지만 음악 감상에 좋은 이유는 소리의 진동을 청각 뿐 아니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리의 울림을 귀 뿐만 아니라 몸에 전달하는 것도 체감 음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야외 무대나 공연장에서 음악을 듣다보면 가슴을 쾅쾅 치는 것 같은 저음을 경험할 때가 있다. 적당하면 기분 좋은 전율일 수 있고 과하면 살짝 불편한 느낌도 든다. 그런 소리를 만들어 내려면 엄청난 음량으로 출력해야 하고 그 출력을 받아낼 수 있는 큰 공간도 필요해서 집에서 그런 소리를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차량 오디오로는 그런 음을 쉽게 들을 수 있지만 두드리는 느낌에만 치중해서 다른 악기 소리나 보컬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음악 감상용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내가 사용하는 스피커 중에서 가장 가격도 싸고 출력도 작은 놈은 책상 위에 설치해 놓은 상태다. 그런대로 들을 만한 소리를 내주기는 하는데 더 좋은 물건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한계가 느껴지긴 한다. 주로 책을 읽으면서 배경음악처럼 음악을 틀어 놓을 때 사용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그 이유가 무얼까 생각해 보다가 책상에 주목하게 되었다.

책상과 스피커 바닥은 맞닿아 있고 스피커가 음을 출력할 때 그 진동이 책상에 그대로 전달된다. 책을 읽을 때는 팔꿈치와 가슴을 책상에 밀착시킬 때가 많기 때문에 그 진동이 기분좋게 팔과 가슴으로 전달이 된다. 묵직한 베이스가 쿵 하고 울리면 그 울림이 몸으로 직접 전달이 된다.

더 좋은 스피커 앞에 책상을 놓고 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들어봤다. 어느 정도 볼륨 확보는 필요하다. 책상이 스피커와 맞닿아 있지는 않았지만 스피커가 내뿜는 저음이 책상을 진동시키고 증폭되어 그 떨림이 몸으로 직접 전해져 왔다. 유레카!


책상을 치우고 소파를 놓고 앉았다. 저음의 울림이 소파를 타고 등으로 전해 진다. 베개를 가슴에 안아봤다. 베개에 닿은 가슴과 팔로 울림이 전달되었다. 베개를 껴안고 소파에 누워봤다. 소파에 닿은 다리와 발까지 울림이 느껴졌다.

소파와 베개를 이용했을 때는 몸과 접촉면이 넓어서 울림을 느끼는 범위는 넓어졌지만 책상에 비해서 울림의 강도는 약하다. 소파나 베개처럼 푹신하고 진동을 흡수하는 소재가 아니라 금속판이나 비닐, 나무판처럼 진동판 역할을 할 만한 물건을 몸과 접촉시키면 효과는 더 확실할거라 생각한다.


가슴을 두드리는 저음을 즐기려면 음악을 들을 때 진동이 잘 전달되는 물건을 가슴에 껴안고 어느 정도 볼륨을 확보하고 들으면 된다. 공연장 분위기까지는 못되지만 적당히 즐길 정도는 된다.

Posted by 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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