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Fi란 컴퓨터로 음악을 듣는 것이다.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면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에 모니터에 내장된 스피커나 5천원짜리 묻지마 스피커로도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음악을 더 좋은 사운드로 들으면 감상하는 기쁨이 몇 배로 커질 수도 있으니 더 좋은 장비는 도입해볼만 하다.


다만 사소한 차이에도 몇백 몇천만원을 아깝지 않게 지출하는 매니아들처럼 굴 필요는 없다. 비용 투입 대비 최대 효율을 내는 관점에서 써 보겠다. 매니아들의 세계는 알지 못해서 쓸 수도 없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커다. 내장 사운드에 4~5만원대 스피커 정도 조합이면 충분히 들을만한 소리는 난다. 그 정도 가격대에는 5.1채널 스피커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 5.1채널 말고 2채널로 사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음악은 무대에서 연주하고 감상자는 무대를 바라보니 음악 소리는 앞에서 나야 하는데, 5.1채널은 뒤쪽에서도 소리가 난다. 5.1채널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 내가 객석의 관객이 아니라 무대 위의 연주자가 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거의 모든 음악 소스는 스테레오로 녹음되기 때문에 굳이 5.1채널로 들으려 해도 스테레오로 출력되기 때문에 들을 수도 없다. 모노를 강제로 스테레오로 출력시킬 수 있듯이 스테레오를 강제로 5.1채널로 출력을 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출력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리고 유닛 자체도 문제인데, 6만원에 5.1채널이면 스피커 1개당 단가가 1만원 미만인데 2채널이면 3만원이니 같은 값이면 2채널과 5.1채널은 음질 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다.


보통은 여기서 끝내는게 좋다.




-----------------------------끝--------------------------------------------------------










그러나 거기서 만족을 못해 끝내지 못하고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면 8~10만원대 스피커로 넘어가게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스피커가 비싸지다 보면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로 스피커의 성능을 100% 뽑아내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내장 사운드로는 틀림없이 한계가 있고, 이 가격대 스피커에 좋은 외장 DAC를 장착해 보면 확실히 더 좋은 소리가 난다. 그러나 비용 대비 효율성 관점에서 문제가 생긴다. 총 예산을 스피커에 전부 투하하느냐 사운드카드와 스피커에 배분하느냐에 대한 문제가 생기는데 메인보드 내장사운드 성능을 훌쩍 넘는 쓸만한 사운드카드는 의외로 비싸다.


사운드카드나 외장dac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주파수 응답 특성(FR)과 다이나믹 레인지이다. 주파수 응답 특성이 중요하다는 것은 너무 당연해서 특별히 이유를 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이나믹 레인지가 낮으면 악기에 힘이 느껴지지 않고 텅 빈 듯한 소리가 나기 마련이다. 한편 snr이나 다른 수치들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본다. 다이나믹레인지가 높으면 snr은 당연히 높기 마련이다. thd, imd는 체감으로 구별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봤고 그 실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니 통과한다. 그리고 다이나믹레인지와 FR이 좋은 물건은 THD, IMD도 대체로 좋은 편이다. 어쨌든 같은 값이면 측정 수치가 좋은 물건을 고르는게 좋을 듯 하다.


CD는 16비트 음질로 다이나믹 레인지는 96db이다. CD음질을 온전히 감상하기 위해서는 다이나믹레인지가 96db보다 높은 사운드 카드가 필요하다. 큰 지출을 꺼리지 않는 하이파이 매니아라면 다다익선이라 120db가 넘는 기기를 사면 되겠으나 비용 대비 효율 관점에서 96~100db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고급형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 실측치는 87db에서 91db 정도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데, 10만원 미만 USB형 외장DAC제품 중에 다이나믹레인지 96db를 넘기는 물건이 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5만원 근처라면 더 말 할 것도 없다. 대체로 내장 사운드를 크게 뛰어넘지 못하고 93db근처나 그 이하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렴한 외장DAC는 달아도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에 비교해서 체감할만한 음질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디오 매니아들은 스피커에 가장 큰 비용을 지출한다. 그 다음은 앰프고 마지막이 소스기기다. 사운드 카드는 소스기기다. 10만원짜리 스피커를 사면 소스기기는 5만원 정도 지출을 계획하게 된다. 그런데 5만원이나 들여서 구입한 USB형 DAC는 음질 향상에 기여가 크지 않다. 차라리 메인보드에 15만원짜리 스피커를 물리는 게 나을 수 있다.


한편 데스크탑 내장형 사운드 카드를 장착하면 비교적 저비용으로 음질 향상이 가능하기는 하다. 컴퓨터가 구형이라서 PCI슬롯이 있다면 내장형 사운드카드를 장착하는게 효과적이다. 주의할 점은 내장형 사운드 중에서도 신품 기준가격으로 5만원 미만 가격대에서는 의외로 수준 미달 제품들이 많으니 가격대비 성능 좋다고 소문난 제품 아니면 피해야 한다. 너무 옛날에 출시된 제품은 중고로 구입하면 저렴하지만 아주 싼 물건 중에는 요즘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보다 소리가 나쁜 제품도 많다. 그리고 PCI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향후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한다면 메인보드에 슬롯이 없어서 무용지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PC에 pci-e슬롯밖에 없다면 PCI방식과는 달리 저렴한 가격에서 적당한 성능의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다. 내장형 사운드카드는 스피커에 비해 신품 대비 중고 시세가 낮은 편이므로 중고를 노려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PCI-e슬롯은 VGA슬롯 바로 아래에 위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VGA카드가 슬롯 2칸을 차지하고 있다면 사운드 카드를 장착했을때 VGA의 방열판, 냉각팬과 접촉 등을 고려해야 한다.


헤드폰 사용이나 기타 편의성 측면에서는 외장 USB형 제품이 유리하다. USB외장형 DAC는 10만원이 넘어가야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에 비해 음질이 좋다는 게 체감되는 제품이 나오기 시작한다는 점이 10만원대 스피커로 PC fi 시스템을 구축할 때 지출 밸런스를 어렵게 한다. 스피커에 가장 큰 돈을 투입하는게 같은 예산 내에서 좋은 음질을 내는데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10만원짜리 사운드 카드와 10만원짜리 스피커를 사는 것 보다는 20만원짜리 스피커를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에 연결하는게 실제 음질상 유리할 수 있다.


10만원대 스피커를 쓰면서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를 쓰는것을  찜찜하다고 여기면서 비싼 dac를 구입할 계획을 세우는 것 보다는 비록 내장사운드를 쓰고 있지만 그나마 좋은 스피커로 소리를 낸다는 사실에 만족하는게 낫다고 본다. 그리고 쓸만한 성능의 10만원 이상 가격대의 dac를 한번 구입하고 나면 스피커 업그레이드나 인티앰프 + 패시브 스피커로 전환하는 유혹에 빠질 위험도 있다. 글의 시작부에서 메인보드 내장사운드에 4~5만원 스피커 조합에서 끝내는게 좋다고 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DAC를 고를 때 snr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긴 다른 이유는 이렇다.  PC에서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전원, CPU, VGA 팬 돌아가는 소리 때문에 의외로 잡음은 쉽게 묻히는 경향이 있다.(어디까지나 내 생각) PC소음까지 신경쓰려면 팬리스에 SSD사용하는 넷북을(예를 들면 델 미니9) 구입하거나 DC to DC 전원을 사용하고 팬리스 CPU를 쓰는 미니ITX보드와  SSD를 조합해서 구성하는게 좋다. 부품 값이 비싸서 조립하는 것 보다는 넷북쪽으로 가는게 저렴할 듯 하다. 음원은 NAS에 넣어놓고 유무선으로 전송받으면 하드디스크 소음 없이 음원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음원 재생 전용 PC를 장만하는것은 스피커 등 순수 오디오 기기를 마련하는것에 비해 비용 투하가 너무 크다. 돈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매니아가 아니라면 무소음PC를 만드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는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참고로 팬리스는 아니지만 SSD사용하는 넷북인 asus eeePC x101은 의외로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가 출중해서 snr과 다이나믹레인지가 무려 100db에 달한다.(e-mu 0202로 측정함) 사운드 코덱은 리얼텍 ALC269q 라는 모델이다. 측정값이 잘못 나온 것 같아서 여러번 반복 테스트해봤지만 결과는 같았다. 주파수 응답도 수치가 나쁘지 않다. 곡선 모양도 좋다. RMAA프로그램으로 수치상으로는 2가지 항목만 제외하고 엑설런트를 찍는다. 이런 넷북으로 음악을 듣는다면 고가의 앰프와 스피커를 쓰지 않는 한 별도의 외장DAC는 불필요할 듯 보인다. 이어폰을 끼우고 들어보면 꽤 괜찮은 소리가 난다(측정치 알기 전부터 그랬으니 플라시보는 아님). 이런 넷북에는 외장 사운드 카드를 너무 싼 제품으로 장착하면 오히려 내장 사운드보다 못한 소리를 듣게 된다. 다만 좋은 성능의 외장 dac 장착하면 좀 더 듣기 좋은 소리를 느낄 수는 있다. 다만 Opamp의 음색 차이 때문인지 음질 차이인지는 분명치 않다. 내장 사운드의 측정치는 글 아래에 첨부한다.



스피커를 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집에 놀고 있는 오디오 장비들이 있다면 그런 물건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90년대 초반 이후 건전지로도 구동할 수 있는 포터블이나 마이크로 컴포넌트가 유행이었는데, 그런 물건은 제대로 된 음악 감상용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단지 신매체인 CD로 소리를 내는데 급급한 물건이기 때문에 음질 자체가 뛰어나지 않고 출력도 강하지 않다. 게다가 신기술을 보여주겠다고 넣은 잡다한 기능들 때문에  AUX단자를 이용한 앰프 모드로 진입하는 것 자체가 번잡하고 지금 쯤이면 대체로 여기저기 고장이 나 있는 경우가 많다. 세트에 포함되었거나 기기에 내장된 작은 스피커의 품질도 별로 좋지 않다. 3, 4만원대 스피커를 새로 구입하는 것 보다는 집에서 애물단지가 되어 굴러다니는 그런 물건을 쓰는게 나을 수 있다. 다만 굳이 돈을 지출하여 중고품으로 구입하기엔 적절치 않다. 기존 오디오를 활용하여 좋은 음질을 즐기려면 그런 종류 물건들 말고 본 기능에 충실하고 단순한 제대로 된 오디오를 사용해야 한다.

80, 90년대에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산층이 처음 경험한 부를 누리기 위해 전축 같은 큼직한 오디오를 구입하는 게 유행이었다. 유행에 휩쓸려서 그때 구입은 했지만 현재 안쓰고 있는 오래된 애물단지 전축이나 톨보이급 미니컴포넌트가 있다면 굳이 PC용으로 나온 비싼 스피커를 살 필요가 없다. AUX단자와 소스기기인 PC 또는 MP3플레이어를 연결하면 신세계가 열린다. 케이블 값 몇 천원이면 큰 돈 안들이고 최소 100와트 이상 스테레오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집에 전축이 없다면 가까운 재활용 센터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20만원 이하에 왕년에 그 시절 물가 수준에서도 백만원 정도는 훌쩍 넘겼음직한 엄청난 크기와 출력을 자랑하는 전축을 장만할 수 있다. 돈이 없다면 좀 더 저렴한 제품을 골라볼 수도 있다. 트랜지스터 앰프는 70년대에 이미 기술 발전이 완료되었고, 대형 스피커는 기술 발전 속도가 느려서 옛날 앰프와 중대형 스피커는 지금 들어도 충분히 훌륭한 소리가 난다. 왕년의 플래그쉽 제품은 별도의 빈티지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중고 전축을 구입할 때 한가지 문제점은 실제로 필요한 것은 앰프와 스피커 뿐인데 불필요한 CD플레이어나 LP테이블, 카세트플레이어까지 세트로 구입해야 한다는 점 정도다.

스피커만 구입하면 제법 큰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를 한쌍에 5~6만원 정도에 구할 수도 있기는 하다. 다만 동네 중고 장터에서 앰프만 따로 파는 건 본 적이 없다. 전축용 스피커를 울릴만한 앰프를 따로 신제품으로 구입하려면 비용 지출이 만만치 않다. 옥션 중고장터에는 옛날 오디오 장비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중고 업자들이 많은데 5~7만원대 근처에서 명기 취급 받는 제법 쓸만한 100와트대 옛날 앰프를 구할 수 있다. 온라인 장터에서 스피커도 싸게 팔기는 한다. 종류가 다양해서 적당한 물건을 찾기는 쉽다. 하지만 스피커는 부피가 커서 택배 거래가 어렵고 차를 끌고 가서 직거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가까운 곳에서 오프라인으로 구입하는 것 보다 번거로울 수 있다.

미니 컴포넌트는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전축과 비교했을 때 재활용센터에서 체감 가격(절대액은 전축이 비쌈)이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다.


집에 있던 걸 활용하든 중고나 새 제품을 구입하든, 전축이나 톨보이급 미니 컴포넌트를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다면 최소 10만원 이상 하는 외장 DAC에 대한 지출은 굳이 아낄 필요가 없다. 음질 향상 효과는 확실하다. 전축의 원래 가격을 생각해 보면 가격 대비 지출 밸런스도 별 문제가 되지않는다.

전축 시스템을 활용할 때 주의할 점은 공간 확보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좁은 방에서는 전축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따라서 방이 좁다면 컴퓨터는 방에 두고 전축은 거실에 두고 오디오 케이블을 길게 연결하거나 APT-X기능이 있는 블루투스 리시버를 연결해서 음악은 거실에서 듣는다든지, 핸드폰이나 MP3p, 노트북 등을 활용해서 음악 들을 때만 거실로 들고 나온다든지 어느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전축 말고 톨보이급 미니 컴포넌트는 배치를 잘 한다면 좁은 방에서도 어느 정도 활용이 가능하다.



쓸만한 옛날 중대형 오디오를 저렴하게 구하기가 어렵거나 크기가 작은 Desk Fi용 시스템이 필요하다면 10만원대 외장 DAC와 20만원대 북쉘프 사이즈 액티브 스피커 조합 정도가 좋다.  현재 가장 대중적인 조합이기도 하다. 패시브 시스템이 좋긴 하지만 별도 앰프가 필요해서 책상 위 공간 확보 문제가 있고, 돈이 너무 많이 들고, 확장성 때문에 끊임 없는 지름신에 시달릴 위험도 있다. 북쉘프 사이즈 스피커는 대형 스피커에 비해 최근까지도 기술 발전이 있어서 옛날  제품과 최근 제품은 음질 차이가 있다. 따라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거나 방치중인 물건이라는 이유로 너무 옛날 제품을 사용하는 건 좋은 소리를 듣기에 적당하지 않다.


케이블에 쓰는 비용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비싼 케이블을 설치해 놓고 방치하는 것 보다는 싼 케이블을 쓰면서 가끔 단자를 빼서 깨끗이 닦아주는게 음질면에서 훨씬 유리할 것 같다.

얼마 전에 E-mu 0202라는 사운드 인터페이스를 구입했다. 음질을 자체 측정했을 때 다이나믹레인지와 snr이 111db이 넘었다. 나머지 측정치도 전부 엑설런트 등급이었다. 당연히 FR곡선도 기복 없이 깨끗하다. 측정에 사용한 케이블은 3미터에 2천원하는 묻지마 RCA케이블이었다. 일부러 노이즈 유입을 유도해 보려고 전자파 덩어리일 것 같은 컴퓨터 본체를 한바퀴 휘감고 측정해도 결과에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2천원짜리 케이블을 쓰고 난 결과는 노이즈 유입이 없는거나 다름 없는 RMAA 테스트 올 엑설런트 등급이다. 비싼 케이블을 쓴다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비싼 케이블을 써서 111db보다 조금 더 좋은 수치가 나오더라도 그것을 귀로 구별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무척 회의적이다. 오디오 신호를 전달하는 아날로그 케이블만 봐도 이런데 신호가 아닌 데이터를 전송하는 USB나 SATA케이블까지 고급형이 좋다는 말을 믿기는 더 어려울 것 같다.

그런 것들은 감각이 아닌 감성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블라인드테스트로 감성을 깨는건 야만적인 짓이라지만 감성 때문에 비싼 케이블을 구입하는 건 저렴하게 즐기겠다는 나의 목적에 부합하지는 못한다.



마지막으로,  저음을 좋아한다면 엔트리급 서브우퍼를 구입해 연결해 보는 것도 좋다. 서브우퍼는 음악 감상시 음을 왜곡하기 쉽기 때문에 음악 감상용으로는 2.1채널보다는 2채널 스피커가 권장되곤 한다. 하지만 비록 음을 왜곡한 결과물이더라도 묵직한 드럼 소리나 베이스 소리로 음악을 더 풍성하게 할 수도 있다.

음악을 가장 좋은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은 공연장이다. 클래식 음악 공연이 아니라면 대부분 대중 음악 콘서트에서는 대형 서브우퍼를 사용해서 공연장의 공기를 흔들고 가슴을 떨리게 하여 분위기를 들뜨게 한다. 대중 음악은 서브우퍼의 울림을 전제로 작곡했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서브우퍼가 만들어 내는 음의 왜곡을 무조건 단점이라고 단정해버리고 배척하기보다는 작곡가의 원래 의도를 살리는 수단으로 보고 활용할 여지도 있다. 작곡가가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소리를 원했는데 2채널로 그 소리를 낼 수 없다면 오디오 원래 신호를 왜곡하더라도 2.1채널을 이용하는게 곡의 의도를 살리는데 낫다고 본다.


PC Fi는 대체로 북쉘프 사이즈 스피커를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 북쉘프 스피커는 저역이 50~60hz이상이다. 서브우퍼는 북쉘프가 들려주지 못하는 20~50hz 대역을 들을 수 있게 해 준다. 북쉘프가 내는 음을 마스킹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적절히 활용하면 훨씬 깊이 있는 음을 들려줄 수 있게 북쉘프를 돕기 때문에 음악 감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고 장터를 이용하면 신품 대비 괜찮은 가격에 장만할 수 있다. 중고로 나온 싼 물건 중에는 홈씨어터 TV 연결용 저가 패시브 모델이 많은데 기존 스테레오 앰프에 연결도 어렵고 연결하더라도 좌우 음 균형이나 적정 출력도 보장되 않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액티브형을 사는게 좋다. 액티브형은 메인 오디오와는 독립적으로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2채널과 2.1채널을 넘나들 수 있다.

앤트리급 서브우퍼는 조작부가 뒷면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바닥에 놓고 사용하기 때문에 조작이 편리하게 전원, 모드선택 버튼이나 볼륨 및 하이컷 다이얼 등 조작부가 앞면 상단이나 윗면에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액티브형 서브우퍼는 온오프나 볼륨 조절이 기존 오디오에 종속되지 않고 자유로워서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고 따라서 2채널과 2.1채널을 경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각각 장점을 살려서 운용할 수 있어서 태생이 2.1채널로 나온 제품보다 활용도가 좋다.

서브우퍼는 음악 뿐 아니라 PC를 이용한 영화나 게임을 즐기기에 적합한 박진감 있는 소리를 낼 수 있어서 활용도가 좋다. 서브우퍼를 사용하여 영화를 감상하면 기존 스피커로는 들을 수 없었던 묵직한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영화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현재  미니컴포넌트에 딸려온 톨보이 패시브 스피커와 액티브 서브우퍼를 별도로 연결해서 사용중인데 서브우퍼가 없었을 때 보다 훨씬 만족하면서 사용중이다.



---------------------------------------------추가----------------------------------------------------

2017년 5월 시점에서 처음 글 쓴 후 그 동안 새로운 제품도 많이 나오고 지식도 늘어났으니 다시 써 본다.


요즘은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도 성능이 나쁘지 않다. 메인보드 사운드가 쓸만하다면 굳이 사운드카드나 DAC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스피커는 액티브보다 패시브로 가는게 낫다. 싸고 작고 좋은 앰프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4~5만원 정도면 아답터를 포함해서 TPA3116 시리즈 앰프를 구입할 수 있다. 크기가 워낙 작아서 모니터발과 모니터 본체 사이의 공간에 끼워 넣을 수 있어서 앰프 때문에 공간 걱정은 안해도 된다.

그리고 잘 찾다보면 저렴한 가격에 블루투스 리시버가 내장된 앰프를 고를 수도 있는데 컴퓨터가 꺼진 상태에서 스마트폰으로 음악감상할 때 유용하다.

TPA3116 시리즈 앰프는 소비전력이 아주 작아서 실측량 기준 3~4와트정도만 소비해도 톨보이 스피커로 방에서 듣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음을 낼 수 있다. 기가웍스 T20은 쓸만한 액티브 스피커 중에서는 비교적 전기를 조금 쓰는 모델인데도 전원만 켜놔도 3와트 가까이 전기를 소비한다. 이와 비교하면 TPA3116은 전력 효율이 매우 좋다.


스피커는 인켈, 롯데, 아남 등 국산 브랜드의 중고 톨보이를 구입하면 좋다. 국산 중고 톨보이는 비슷한 가격대의 북쉘프와 비교하면 음질과 힘이 상당히 뛰어나다.

다만 톨보이는 컴퓨터 책상이 작을 때 쓰는 게 좋다. 책상이 크면 스피커를 놓을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고 스피커와 감상자 사이의 각도가 너무 벌어지기 때문이다.

컴퓨터 책상이 작다면 책상에 북쉘프 스피커를 놓기 어렵고, 억지로 책상위에 놓더라도 좋은 소리를 내 줄 만한 충분한 거리가 확보되지 못해서 제 실력을 들려주기 어렵다.

책상이 작은 경우 톨보이 스피커를 책상 옆에 세워놓으면 제 소리를 들려주는데 적당한 거리도 확보할 수 있고, 스피커 위가 손 닿는 거리에 있어서 물건을 쉽게 올려놓을 수 있어 공간 활용이 쉽다. 방에서는 스피커로 큰 소리를 낼 일이 별로 없어서 위에 올려놓은 물건이 일으킬 수 있는 공진 문제는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


스피커를 구하는 방법은 굳이 다시 쓸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어떤 물건이 좋을까 골라본다면 5~7만원 정도에 8인치 정도 우퍼를 사용한 물건이 적당할 듯 하다. 주의할 점은 홈시어터용 프론트 스피커 출신 물건은 얼핏 제법 큰 덩치를 자랑더라도 저음이 빈약한 경우가 많다. 5.1채널의 프론트 스피커는 저음을 서브우퍼에게 맡기면 되기 때문에 저음 처리가 부실해도 괜찮기 때문이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15~20만원 정도를 쓰면 1990년대 중후반 쯤 당시 물가로 100만원 정도에 판매되었던 고급형(플래그쉽 바로 아래급으로 인켈 s9500 롯데 ls8300정도 등급) 스피커를 구할 수도 있다. 그런 물건들은 발매 당시에 국산 오디오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 절하 경향 때문에 본래 성능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게 출시되었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 가성비 측면에서는 발군이라 할만하지만 그런 물건은 12인치 우퍼가 들어가는 등 이유로 부피가 커서 방에서 쓰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고 정격입력이 80~100와트나 되기 때문에 TPA3116의 출력으로 그런 스피커를 제대로 울려 줄 수 있을까는 우려가 있다.


저음이 빈약한 2~3만원대 저렴한 톨보이와 액티브 서브우퍼의 조합도 가능하긴 하지만 가성비 측면에서 좋은 조합은 아니다. 서브우퍼와 북쉘프는 꽤 매력있는 조합이지만, 북쉘프가 아닌 톨보이를 선택한다면 큰 덩치를 활용한 톨보이의 장점을 살리는 게 낫다. 서브우퍼를 구입할 돈을 메인 스피커에 대한 예산으로 편성해서 싸구려 톨보이에 눈길을 주지 말고 애초에 저역까지 잘 울려주는 약간 더 비싼 스피커를 고르는게 낫다.

물론 2~3만원대 싸구려 톨보이 스피커도 타고난 체급 덕분에 웬만한 액티브 북쉘프 스피커보다는 좋은 소리를 내기는 한다.


가성비만 따지다보니 큼직하지만 오래된 스피커를 발굴하여 조그만 싸구려 앰프에 매칭한다는 구질구질한 결론에 또 다시 도달하게 되었다. 앰프가 전반적인 음질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이런 조합이 그리 깔끔하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 권장할만하지는 않는다는 기분이 들기는 한다.

가성비를 따지지 않고 적당히 좋은 소리를 편하게 듣는 목적으로는 역시나 10~20만원대 3인치 미만 우퍼 사용하는 조그만 액티브 스피커를 쓰는 게 답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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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us x101 내장 사운드 측정치

:넷북의 성능 문제로 넷북에서 직접 측정 프로그램을 돌리지 못하고 데스크탑에 장착된 e-mu 0202와 x101의 이어폰 단자를 rca-스테레오 케이블로 직결해서 측정함.

RightMark Audio Analyzer test report

Summary
Frequency response (from 40 Hz to 15 kHz), dB
+0.16, -0.01
Very good
Noise level, dB (A)
-99.7
Excellent
Dynamic range, dB (A)
100.0
Excellent
THD, %
0.0021
Excellent
THD + Noise, dB (A)
-85.6
Good
IMD + Noise, %
0.0046
Excellent
Stereo crosstalk, dB
-97.8
Excellent
IMD at 10 kHz, %
0.0078
Excellent
General performance
 
Very good


Posted by 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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