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내 경험만을 바탕으로 쓴다.
가위눌림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중 내가 아는 것은 3가지이다.
첫째, 잠자는 자리를 바꿔본다.
가위는 대체로 눌리는 장소에서 눌린다. 가위에 자주 눌린다면, 다른 자리를 찾아보거나 눕는 방향을 바꿔보는게 좋다.
둘째, 가위가 오는 신호를 파악하고 미리 움직여 놓는다.
가위 눌리기 전에는 신호가 있다. 귀에는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고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팔다리가 나른해지고 물에 둥둥 뜨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신호가 오더라도 본격적인 가위가 오기 전에는 팔다리를 쉽게 움직일 수 있다. 팔다리를 한번씩 휘둘러 보거나 돌아누워 보면 오려고 했던 가위의 징후는 사라져 버린다.
세째, 가위눌림을 받아들인다. 이건 가위눌림을 피하는것이 아니라 가위눌림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가위눌림은 일종의 꿈이다. 꿈과 현실의 중간 쯤이라고 보는게 적당할 것 같다. 가위눌림 상태에서 유체이탈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꿈이다. 가위에 눌렸을 때 가위눌림이 풀렸다는 착각을 한 상태에서 수십초 정도 돌아다녔던 적이 있었다. 그 때 내 책상 위에 어떤 책이 펼쳐 있는지 잠깐 봤었다. 마치 유체이탈이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잠시 후 가위눌림에서 벗어났고 책상을 봤는데 책상 위에는 가위 눌린 상태에서 봤던 책과는 전혀 다른 물건이 있었다. 내가 봤던 책은 내가 꿨던 꿈 속에서 존재했던 물건일 뿐이었다.
가끔 귀신의 목소리를 들을 때도 있다. 꿈에 불과하단걸 알고 그 목소리를 무시해 버리고 내가 원하는 상상을 하고서 재미있는 꿈을 시작했던 적도 있었다. 자각몽을 즐기는 사람들은 가위를 자각몽으로 가는 출입구로 여기고 일부러 가위 눌리는 방법을 연구하기까지 한다.
자각몽도 좋지만 피곤해서 쉬고 싶을 때 그런 노력을 하는건 성가신 일이기 때문에, 그것을 즐기기보다는 피하는게 나을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