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수족관은내게 있어서 몇가지 심각한문제에 대해화두를 던지는 주제다.몇가지 늘어놔 본다.

횟집 수족관 물고기중 다른놈보다 유난히 움직임이 빠른놈이 하나 있다면끝가지 뜰채에 잡히지 않고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을까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가잡히지는 않더라도 먹이를 주지 않으면 굶어죽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다보니 실제로 횟집 수족관에 있는 활어들에게 먹이를 줄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활어차가 매일 횟집에 오는건 아니기 때문에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는 최소 며칠정도는 횟집에서산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따라서먹이를 주지 않는다면 며칠 굶기는 샘이 될 것 같다. 굶겨서 살이 빠지면 무게가 덜 나가서 매출이 줄테니 먹이를 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굶는다는것 자체가 심각한 스트레스인데 물고기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육질이 나빠지기 때문에 횟집에서는 스트레스를덜 주기 위한방법으로 먹이를줘야 하지 않을까 라는생각도 든다.

먹이를 준다면 언제 줄까? 한번도 횟집 주인이 수족관에 '핑퐁스타'를 뿌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손님 입장에서도 맛있게 회를 먹고나서 매운탕을 먹다가 내장을 먹었는데 그 안에 아직 덜소화된 핑퐁스타가 들어있다면 적잖이 불쾌할 것 같다.

횟집은 주점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보통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아침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먹이를 준다면 아마도 영업이 끝난 새벽이 될 것 같다. 활어들이 먹이를 먹고 나서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점심시간쯤이면 활어들은 소화를 마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이유로 횟집에서도 활어에게 먹이를 준다고 가정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다른놈보다 빨라서 잡기 어려운 활어가 한마리 있다면 주인 입장에선 굳이 잡아야 할까?

수족관에 농어 2마리가 있는데 손님이 2마리를 주문한다면 반드시 잡아야 한다. 하지만 3마리가 있다면 잡기 쉬운놈 2마리를 잡게 될 것이다. 그런식으로 재고가 소진되지 않는다면 특별히빨라서 잡기 어려운놈은 계속해서 목숨을 유지할 수 있을까?

횟집 주인 입장에서는 횟감에 불과한 물고기들에게 공평성이라는 미덕을 굳이 배풀어야 할 이유는 없다. 주문량이 많아서 재고가 소진되는 일만 없다면 그 빠른 물고기는 그 존재만으로도 재고의 역할을 함으로써 횟집에서의자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먹이도 잘먹고 환경에도 적응한 상태가 된다면 때깔이 나빠져서 우선적으로 팔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물고기는 특별한 표시가 없다면 사람이나 개, 고양이와는 달리 개체마다 특별히 다르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인 역시 그 물고기가 예전부터 살고 있던 물고기인지 모를 수도 있다.

잘난놈은 어떠한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런 궤변으로설명하게 될 줄이야....

Posted by 누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