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지가

생각 2007. 12. 3. 02:23

모든 것은 흙으로 돌아간다. 땅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농업적 마인드에서 나오는 말 같아 보이지만 원래 부동산 특성이 그렇다. 부동산은 어떤 방식으로도 저 말을 충족시는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식주 중에서 부동산은 주에 해당한다. 사람이 하는 경제활동의 근본적 목적은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있기 때문에 경제 규모가 커지더라도 의식주에 소비에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 고정되는 경향이 있다.

돈을 많이 번다고 밥을 두그릇 먹는건 아니지만 더 비싼 식재료를 소비할 수 있고 더 비싼 옷을 입으려고 한다. 하지만 주거는 접근 방법이 조금 다르다. 소득 증가에 따라 건물을 고급화 시킬 수는 있지만 토지는 한정되어있다. 토지의 한계효용과 건물의 한계효용이 같아지는 지점에서 최유효이용을 실현하게 되기 때문에 소득의 증가는 지가의 상승과 연결되어 있다. 식품과 피복은 소득 증가에 따른 질적 발전이 필요하지만 땅은 가만히 있어도 경제 상황에 맞게 가치가 상승한다. 즉 땅의 가치는 그 땅을 사고자 하는 사람의 일정기간 노동의 부가가치와 일치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결국 모든것은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 땅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세히 설명한 것에 불과하다.

지가에도 거품이 있긴 하다. 구매력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로 지가가 상승했다면 거품이라고 봐도 좋다. 하지만 거품이라고 꼭 가라앉아야 하는건 아니다.

예전에 집에서 무척 신 살구쨈을 만든 적이 있었다. 신 음식에는 소다를 넣으면 신맛이 중화되기 때문에 소다를 넣어봤다. 잼은 부글부글 끓으며 기포가 생겼다. 미세한 기포때문에 잼은 하얗게 변했다. 가라앉으면 먹으려고 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한달이 지나도 거품은 가라앉지 않았다. 잼은 점성이 강하기 때문에 거품이 생기면 절대 가라앉지 않는다.

땅은 필수재이고 부증성 및 개별성이 강하기때문에 공급자의 협상력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고 이는 일반 경제제에 비해 거품의 점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거품인걸 알지만 가라앉힐 방법이 없다면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거래를 해야 한다.

Posted by 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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