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병원에서 쓰던 도트프린터용 양식으로 된 이면지가 아주 많았다. 꿈 많았던 20살 무렵 막연히 생각하기를 '공부를 하면서 저 종이 다 쓰면 어떤 시험이든 합격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었다.
막상 공부를 시작해 보니 그 종이를 쓸 일이 전혀 없었다. 공부는 답안지에다 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공부를 하다 보니 그동안 썼던 답안지 두께가 발바닥에서 부터 허벅지 중간쯤에 걸친다. 실제로 엄청난 양을 써 보니 그 이면지 양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작년 말부터 공부를 시작하고나서 답안지를 따로 구입해 본 적이 없다. 신림동에 갈 일이 없고 책은 헌책방에서만 주문하다 보니 답안지를 살 만한 마땅한 기회가 없었다.답안지 양식을 hwp파일로 구한 다음 그걸로 이면지에 프린트를 해서 썼다.
오늘 그 이면지 마지막 장을 손글씨로 메꾸었다. 1차를 오래 준비해서 다 쓰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린 셈이지만 2차 시험전에 그 이면지를 다 써서 없앴다는 사실이 약간은 뿌듯하다.
내년에는 답안 양식이 또 다시 바뀔 거라고 하는데, 부디분량이 줄어들기만을 바랄 뿐이다.
법무사와 답안지 쪽수와 줄수, 가로 폭이 같다. 줄간격은법무사보다 좁다.법무사는 5장 정도만 쓰면 된다고 하는데 이 시험은 10장을 다 써야 하니 말도 안되는 분량이다.
내년 답안지 따위는 신경 안쓰게 되는게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지만 현 상태상그걸 바라는건 어려울듯 하다.
나름 준비해 놓은필살기를 각 과목마다 써 먹을 수 있는 행운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