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몇 주 정도 시간이 지났다. 언론들은 '사막의 신기루'를 운운하면서셰이크 모하메드의 과도한 개발계획을 비판했다.
인공섬 같은건 과도한 삽질이었다는걸 일단인정하지만그래도 내 생각은 다소 다르다.
현재 비록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상황이 되었지만두바이는 그러한 개발로 인해막강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었다. 서류상으로는 거지 꼴이 되었다지만 각종 빌딩과 기반시설들은 고스란히 영토에 남게 되었다. 또한 단순히 지리적 위치의 유리함을 넘어 지역의 중심지로 성장하였고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다. 과도한 개발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정책을 펴지 않았더라면 지리적 이점을 살리지 못한 채아직도 별 볼일 없는 항구 도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두바이의 몰락'이라고 비춰지고 있는 현 상황은 과도한 개발 때문에발생한 문제로 생각하기 보다는 세계적인경제위기로 인해 '돌려막기'가 원활히이루어지지 않아서 생긴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두바이는 과감한 개발로천지개벽할 변화를 했지만 외자를 유치하여 이룩한성과이기 때문에 그것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두바이라고 볼 수 없다. 이번 기회에 개발의 성과물을 두바이의 국부로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비록부도는 났고, 외형상 별 힘 없는 작은 국가이지만 그래도 나라는 자본 먹이사슬의 최상층에 있다. 건물 소유주가 외국계자본이라면 재산세 종부세 등을 부과하여 세수 확보를 할 수 있다.외국 투자자본이 이탈한다면 싼 값으로 건물을 인수할기회도 생길 것이다.
외자가 유출된다는 점에 공포를 느끼기 보다는 자기 영토에 있는 외국 자본을헐값에 인수하는 기회로 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고, 자산가치 폭락을 반드시 나쁜 신호로만 볼 것이 아니라 평생에 한번 올까 말까 한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다만 과도하게 개발한 도시를 끌어안은 채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현재 갖추어진 인프라를 기반으로 원래 목표였던 세계적 관광지와금융허브로발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