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는 아니다.낙서다.

인셉션의 결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들이 난무한다. 결말이 꿈이라는 주장이 어느 정도 솔깃 하기도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말이 꿈이라는 견해에 따르면 몸바사 약제상에서 사이토가 토템으로 꿈 여부를 확인하려는 코브를 고의적으로 방해했다고 본다. 그러나

1.토템은 매우 비밀스런 물건이라서 코브의 팽이가 토템이라는 것을 사이토가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토템 실험을 방해하려면 사이토가 코브를 계속 쫒아다니야 하는데 그런 건 꿈속이라도 실행하기가 어렵다.


2. 인셉션 과정 중에서 꿈은 생뚱맞은 장소(비오는 거리, 호텔, 설산)에서 갑작스럽게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영화내에서 현실로 인식되는 부분 중에는 장소적, 상황적 연결성이 단절된 상황이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꿈 주인인 코브를 보호하는 투사체나, 종종 나타나서 코브를 방해하는 멜이 등장하지 않는다.


3. 꿈이라면 코브는 몸바사 유서프의 집에서 꿈을 꾸고 있을텐데(아니라면 "업어가도 몰라요" 모드로 피셔 옆에 눕게 되었나?) 어떻게 피셔와 물리적으로 동일 장소에서 꿈을 꿀 수 있었을까? 피셔는 사이토에게 납치를 당한 상태인가?


4. 피셔와 코브가 물리적으로 동일한 장소에 누워있지 않다면 영화에 등장하는 피셔는 "투사체"이다. 코브를 속이면서 피셔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코브의 투사체에 불과한, 허상에게 석유 그룹을 해체하라는 인셉션을 시도하려는 사이토에게 무슨 이득이 될까? 호사가의 단순한 지적 호기심인가?


5. 피셔의 인셉션에는 코브 이외에도 아서, 유서프, 임스, 아드리아네 등 여러 명의 꿈 침탈자들이 참여한다. 코브 그 자신도 아닌 그의 꿈 속 투사체에 불과한 피셔에게 인셉션을 하는 의도는 논외로 하더라도 여러 사람을 동원해서 그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일일까?


6. 림보는 꿈 속에서 죽더라도 진정제 효과 때문에 생리적으로 깨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림보는 진정제 때문에 생긴 상황이라서 진정제의 효과가 풀리지 않는 한, 깨어날 방법이 없다. 사이토와 코브가 림보에서 깨어난 것은 실제로 몸에 투여된 진정제 효과가 끝났다는 뜻이기 때문에 항공기에서 눈을 뜬 상황은 전단계 꿈이 아닌 현실로 볼 수 밖에 없다.


7. 감독은 인터뷰에서 엔딩의 의미는 한가지 뿐이라고 말했다. 감독의 의도는 가장 대중적인 해석이다.

Posted by 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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