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제가 된 어떤 철학 박사의 논문에 의하면 한남 유충은 한남충으로 불완전변태한다고 한다.
완전변태하는 유충은 번데기 과정을 거쳐 유충과 전혀 다른 형태의 성충으로 성장하는데 반해 불완전변태하는 절지동물은 유충과 성충의 외형적 차이가 없다.
따라서 그 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한남충이 될 유충은 겉보기로도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그 주장을 전제로 논리를 확장해 나가면, 어떤 인간이 한남충인지 여부는 선천적으로 결정되어 그 개체는 유충 시절부터 한남충의 외형과 속성을 갖고 있다. 한남충은 어떤 남성 인간 개체가 성장기동안 한국 사회로부터 지속적으로 나쁜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진 괴물이 아니라 태생부터 한남유충이고 한남충이 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 난 벌레다. 때문에 한남유충은 적절한 사회화 과정과 교육을 통해서 올바른 인격체로 다시 태어나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없고 오로지 한남충으로 불완전변태할 뿐이다. 선천적 자질이라 교정될 여지가 없으니 한남충 증식을 막기 위해 한남유충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갖게 하도록 교육하려는 노력은 무의미하다.
다만 한남충 역시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하듯 박멸하는 것은 옳지 못하고 톨레랑스를 발휘하여 감내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애초에 상종을 하지 말고 회피하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반드시 한남충을 박멸해야 한다면 힘이 약한 유충 시절에 처리하는 게 그나마 쉽다.
그 논문은 '한남유충'을 운운하기 전에 전제로서 인간의 품성이 완전히 선천적인 것인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생략이 되어 있는 것 같다는 점이 아쉬웠다. 논문의 공개된 초록만 보고 대략적 개요만 확인한 상태라서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모순된 전제는 잘못된 결과를 도출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