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 출신이었던 그에게 벼슬길은 요원한 것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과거에 합격하더라도 한직만을 떠돌 것이 뻔하게 보였다.
과거 공부에 유인이 크지 않아서 새로운 학문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시각을 넓혀서 보면 성리학이 현재의 세계를 설명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주자의 견해가 옳은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경우 사문난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사회적으로 매장될 위험을 두려워 했다.
그래서 그는 성리학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지난 수백년간 모든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온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고 자신이 아직 그러한 진리를 깨달을만큼 공부가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같은 혼란에 빠지게 된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고는 성리학 공부에 더욱 매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