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상태

낙서 2007. 3. 28. 01:38

자발적으로 굶은지 열흘쯤 되어가는것 같다.

어느 정도 적응은 된다. 배고프다는게 사람들 생각만큼 견디기 힘든 고통은 아니다.

24시간 내내 굶주림이 느껴지는게 아니라 몇시간에 한번씩 몇분 정도의 배고픔이 지나가면 나머지 시간은 약간의 어지러움과 무기력함, 집중이 잘 안된다는것 말고 고통이랄만한건 없다.

먹을걸 얼마든지 구할수 있는데 굶으려니 의지력이 약해질때가 많아 참기가 힘들다.

하지만 없어서 굶는거라면 많이 서럽겠지. 없어서 굶으면 사흘만에 남의집 담 안넘는 사람이 없다지만 난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으니 다행이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무엇이든, 없다는건 선택의 기회를 허용하지 않다는 점에서있는 것 보다 나쁜것이다.

배가 고파서 그런지 요즘은 먹는 꿈을 자주 꾼다. 그리고 꿈속에서의 포만감은 의외로 깨어날 때까지느껴진다. 계속해서 좋은 꿈만 꿀 수 있다면 매일 잠자는 시간이 기다려질테고 아침에 깨어나는게 서러울테지.

오늘은 꿈이라도 좋을걸로꾸고 싶다.

갑자기 든 의문이 있는데,먹을게 없어서 굶는다면나란 사람이정말 남의 담을 넘을수 있을까? 기껏해야 담장 옆에서 어슬렁거리다가 그냥 돌아설것 같은데...

횡설수설 하는게 확실히 요즘은 제 정신이 아니듯 하다.

Posted by 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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