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면접에 갔었다.
지나치게 낮은 연봉때문에 그다지 끌리는 회사는 아니었지만 원서 쓸 때 당시 쓸만한 곳이 거기밖에 없었다.
일반사무 4명 기획 4명 여직원 2명해서 총 10명을 불렀다.
대략 4대1 정도의 경쟁률이었고 면접은 단 1차례에 끝난다. 사장님이 직접 면접을 본다.
일반사무 4명은 어떻게 된지 모르겠다.
여자 지원자 2명중 1명은 예쁜 편이었고나머지 한명은 그보다 못했기 때문에 결과가 대충 짐작된다.
기획 4명의 구성은
나, 동부그룹 1년다니다 그만 둔 78년생(우리과 98학번 선배라든데 초면), 사법고시 3년 준비하다가 포기한법학도, 졸업후 저질 스펙 관리해온 시립대 경영학과 졸업생이었다.
그럭저럭 쓸만하긴 하지만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진 불우한 살짝 늙은 구직자를 네임벨류를 이용해저임금 인력으로 이삭줍기하는것이 기업의 채용 컨셉인듯 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사장님 혼자서 농담을 곁들이며 질문을 했고, 나머지 임원 두분은 옆에서 평가만 했다.
질문공세는 법대생과 98학번 선배에게 집중되었다. 불합격 시키려는것을 정당화 시키려는듯 당사자가 아무리 부정해도 계속해서 쪼아댔다.
중간에 그만두고 다시 시험볼거지?
- 아니요.
로스쿨 간다고 그만 둘거지?
-아니요.
집하고 회사까지 먼데(인천서 논현까지) 힘들겠지?
-안힘듭니다.
어느회사 다녔어? 왜 그만뒀어?
-구구절절... 약간 지루함
1년도 못버티고 그만뒀으니 우리회사도 그럴거지? 그럴거지?
-아니라니까 나 여기밖에 안썼다니까. 열심히 할께요.
난 별로 질문을 많이 받지 못했다. 다만 체중관리와 감량에 대한 익스트림한 경험에 대한 의심정도? 그리고 학교를 오래다녔던 것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다른 질문은 거의 받지 못했다. 질문 말고 한마디 들은건
"뚱뚱하다고 안뽑는건 아니야. 토닥토닥"
자소서 봤을때신기해서 그냥 한번불렀었던것 아닐까는 생각이 들어 예감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
98학번 선배는 말이 너무 길고 구체적이지 못했다.솔직히 그 말들에끝까지 집중해 주기가 힘들었다. 점잖고 진중해 보이긴 하지만 딱 한번만나 단편적인 이야기를 나눠서한번에 친밀감을 느끼기 쉬운 타입은 아니었다.
사시생은 목소리와 말의 내용이 입에 발린듯 하고 약간은과장되었지만 노인네 관점에서 봤을 때 패기 있어 보였을 수도 있고,한두번 정도 거북한 질문에 재치있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내가 봤을 때 가장 호감이 갔을 것 같던 지원자는 시립대생었다. 다른건 모르겠고, 말투나 목소리가차분하고 진솔해 보여서 듣기 좋았다. 하지만 내 관점에서 좋아 보였기 때문에 떨어질지도 모른다.
나 혼자 짐작해 본 채용 가능성은
법대생 = 시립대생 > 나= 선배
제대로 된 질문을 받았더다면 선배와 나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었을텐데 이미 지나가고 난 일이다.
최종 발표는 면접 후 다음날이었다. 역시 나에게 연락은 오지 않았다. 꼭 가고 싶었던 회사는 아니었지만저임금 회사에서조차 거부당하고 나니 기분이 상하긴 하다.
수익은 면접비 2만원
비용은
왕복 교통비 2200원
각종 증명서 2000원
정신적 데미지 약간->익숙해 질때도 됐는데 잘 없어지지 않는다.
순수익 15800원
소요시간
집에서 12시 15분 출발 ~ 면접 후 집에 도착 5시 20분(5시간 가량)
시급 환산 대략3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