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결정 하기가 약간 애매한 글이다. 제목을 아예 안 달면 나중에 정리가 복잡해져서 생각나는 대로 제목을 붙여 본다
며칠 전에 업무용 프린터를 하나 샀다. 전에 쓰던 프린터 잉크 카트리지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맨날 쓰는 흑색은 멀쩡한데 생전 안쓰는 칼라는 벌써 2개째 망가져 버렸다.
카트리지를 새로 사서 충전해 가면서 써봤자 4달 이상 쓰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프린터 자체를 교체하기로 마음먹었다. 장비에 쓰고 있던 프린터를 사무용으로 옮기고 장비용 프린터를 새로 구입했다.
기계적인 설치를 끝내고 작동 시키려 보니 드라이버가 없었다. 장비는 10년 정도 사용한 것인데 컴퓨터가 예전 것이라서 윈도우98로 가동하고 있다. 프린터가 새 제품이라 그런지 윈도우98 드라이버가 없었다. 어떻게 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전에 쓰던 프린터와 새로 산 프린터가 모델명만 다르고 스펙과 디자인이 동일하다는 점을 생각하여 전에 잡아놨던 프린터에 인쇄 명령을 내려봤더니 정상 작동했다.
일단은 임시 방편이라 생각하고 더 나은 방법이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엡손 고객센터에 전화 문의를 했다. 상담원은 윈도우를 바꾸라고 했다. 나는 4만원짜리 프린터 한대가 작동 안한다고 비싼 컴퓨터와 윈도우를 새로 사는게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예전 모델과 스팩과 디자인이 똑같으니까 예전 모델드라이버를 활용하는 방법은 없겠냐고 사실상 답을 넌지시 던지면서 상담원을 떠 봤다. 상담원은 엔지니어에게 물어서 확인해 봐야겠다고 하고 잠시 기다리게 하고는 잠시 후 방법이 없다 도움 못 드려서 죄송하다는 대답을 했다. 환불 받아야 겠다고 말하니 자기들 말고 판매처 하고 협의하시라고 대답했다. 문제는 이미 스스로 해결해 놓은 상태라 환불 받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내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더라면 판매자에게 민폐를 끼칠 뻔했고 판매자가 환불을 거부한다면 뾰족한 수도 없었을 것이다. 프린터 스펙 표시란에 지원 os는 윈도우 2000, xp vista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잘 안보이는 곳에 쓰여있는 것이고 쉽사리 예상하기도 어려운 사항이지만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책임을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수 있었다.
실망스러웠던 점은 상담원이나 엔지니어나 정답을 다 가르쳐 줘도 제대로 된 대답을 못했다는 점이다. 만약 내가 자력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더라면 다소 곤혹스런 경험을 했을테고다시는 그 회사의 물건을 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드라이버를 제대로 만들지 않은 본사 방침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 하지만 예상 가능한 문제 제기에 대한 대비책을 교육하지 않은 서비스 마인드 역시 만만치 않은 문제인 듯 하다. 물건이 잘 팔리지 않는 회사라 그런지 자포자기 식 영업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