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면 가끔 호랑이와 친구로 지내는 개가 나온다.
호랑이와 개가 친구가 되는 것은 자연법칙에 어긋난 일이기 때문에,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1. 호랑이가 배가 고프지 않아야 한다.
2. 호랑이에게 개와 친하게 지내고 싶은 의사가 있어야 한다.
3. 개가 호랑이를 무서워 하지 않아야 한다.
3 보다는 1,2 가 훨씬 중요하다. 3을 갖추지 못하면 개가 호랑이에게서 도망치는 정도로 끝난다.
그러나 1, 2 없이 3만 갖추면 개는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게 된다.
자기가 "개" 이고 상대가 "호랑이" 인 줄 모르는 상태이거나, 혹은 3밖에 없으면서 무모하게 나서면 참변을 당하게 된다. 여러가지 역사적인 기록들이 이를 증명한다.
여기까지만 썼다면 권력 투쟁 내지 쌍무계약상 갑을관계에 대한 상투적인 교훈에서 끝날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을 '낙서' 카테고리에 분류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성간에 우정이 가능한가"에 대한 고전적이지만 성질이 전혀 다른 질문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1. 상대 혹은 나는 배가 고픈가? 서로의 식성이 맞는가?
2. 성적 요소가 배제된 순수한 우정을 나눌 의사가 나와 상대에게 모두 있는가?
3. 상대가 나를 잠정적 연애 상대로 여기게 될지 염려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