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잉크는 안료와 염료계열로 나뉜다.
대부분의 리필잉크는 염료다.

염료와 안료를 구별하는 방법은 벌크병 상태일 때는 색으로 알 수 있다.
노란 염료잉크는 투명한 반면 안료는 불투명하다.
안료잉크는 좀 더 원색에 가까운 색깔이 난다. 빨간색은 캐첩, 노란색은 머스터드 색이다.

한편, 검정색은 육안으로 안료, 염료 구분이 어렵다.
종이컵에 잉크를 몇방울 떨어뜨려 놓고 잠시 기다려 보면 염료는 잉크가 종이컵에 스며든다.
안료는 며칠 지나도 절대 종이컵에 스며들지 않는다.

염료 잉크는 물에 잘 녹는다. 염료로 인쇄한 사진을 물에 담가놓으면 몇 시간만에 그림은 알아 볼 수 없게 된다. 직접 실험해 봤는데, 안료로 인쇄한 그림은 한달 가까이 물에 담가놓아도 잉크가 전혀 번지지 않는다.

리필잉크 취급 업자는 프린터 세정액을 팔기도 한다. 특별한 성분 같지는 않고, 일종의 계면활성제이다. 값은 다소 비싼 편이다. 안료 잉크를 녹이는데 효과가 있다. 염료 잉크는 물에 잘 녹아서 세정제를 살 필요가 없다.

PB1은 프린터 전용 세정제 이상으로 안료 잉크를 잘 녹이지만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PB1은 잉크 말고도 다양한 물질들을 부식시킨다. 그리고 노즐 안에서 굳어버릴 수도 있다. 만년필에 프린터 안료 잉크를 넣어본 적이 있다. 만년필로 쓴 글씨는 수분에 약한데 프린터용 안료 잉크를 쓰면 이를 개선할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처음에는 잘 나오는 것 같았는데 나중에 다시 쓰려고 하니 촉이 막혀버렸다. 만년필 촉을 뚫는데 PB1을 사용했다. 결국 뚫리긴 했는데 금도금이 벗겨져 버렸다. 만약 노즐을 뚫는 최후의 수단으로 PB1을 사용했다면 남아있는 약품을 반드시 물로 행궈내서 고장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

헤드가 분리되는 프린터는 염료 잉크인 경우 헤드를 물에 적신 휴지 등에 얹어서 녹일 수 있다. 안료 잉크라면 세정액을 이용하면 된다.

헤드가 일체형인 엡손프린터는 헤드가 외부로 노출되어 있지 않아서 뚫기가 쉽지 않다. 엡손프린터 노즐을 뚫기 위해서는 주사기와 링거 호스가 필요하다.
카트리지를 빼내면 헤드에는 카트리지에서 잉크를 공급받는 짧은 꼬챙이가 있다.
안료 잉크를 사용했었다면 세정액을 1~2밀리 정도 주입하고 몇 분 기다린다.

염료 잉크면 물만 사용해도 된다.

 

그러고 나서 깨끗한 물을 2~3밀리 정도 주입한다.
몇 분 후 또 다시 깨끗한 물을 1밀리 정도 주입한 후에 피스톤 운동을 해서(물이 빠져나가고 나서 빈 주사기 상태가 됨) 노즐에 남아있는 물기를 바람으로 날려버린다. 노즐이 실제로는 막혀있지 않은데도 헤드에 잉크 방울이나 물방울이 맺혀 있으면 잉크가 종이로 발사되지 못하고 맺혀있는 물방울로 흡수되기 때문에 세척후에는 헤드에 물기가 남아있지 않아야 한다.


작업이 끝나면 카트리지를 장착하고 헤드 청소를 해 준다.
노즐 검사를 한다.

노즐이 뚫려 있을 것이다.


별로 어려운 건 아니지만, 혼자서 프린터와 씨름하며 알아내는데 몇 달 걸렸다.

Posted by 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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