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집앞에 지하철 출구가 생긴다면?

누미 2008. 6. 10. 11:23

새로운 사건을 두고 좋은점이 무언지를 따지기 보다 어떤 문제점이 생길지에만 집중하다보면어리석은 결정을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 출구가 집앞에 생긴다는 엄청난 호재도 생각하기 따라서는 이렇게 반응할 수도 있는 거다.

집앞에 지하철 출구가 생긴다고?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시끄럽고 치안상 불안하다.

차량이 다닐때마다 소음이 들리거나 진동이 있다.

환승용 버스 정류장도 생길텐데 버스 소음도 싫다.

주변에 상가도 생길텐데... 갈수록 태산이군. 왜 이 나라는 조용히 살고 있는 사람을 가만히 놔두지 않으려는건가?

조용히 살고 싶다. 집앞에 지하철 출구가 생기는 걸 결사 반대한다.

죽기로 각오하고 반대하다 보면 출구는 다른 집 앞에 생길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기쁠까?

비슷한 실제사례를 본다면...

우리 동네 노후 주택 단지에 아파트가 한채 들어섰다.

새로 들어선 아파트 인근에는 슈퍼마켓이 있었는데 슈퍼 주인은 아파트 주민이 자기 주차 공간을 침범할거라 예상하고는 자기 땅 주위에 담을 둘러쳤다. 슈퍼 주인의 과도한 걱정 때문에 수십년동안 이용되던 골목길이 하나 없어졌다.

아파트와 슈퍼는 위치상으로는 바로 붙어있지만 담장을 올린 덕분에 아파트 주민이 그 슈퍼를 가려면 먼길을 돌아가야 했다.

문제는 그 가게까지 돌아가는 길에 다른 수퍼가 3군데나 있었다는 점이다.

수퍼 주인은 자기 주차장을 지킨 대신에 상당히 큰 상권을 잃었고 얼마 후 폐점했다.

지나친 낙관주의도 문제지만 극도의 비관주의는 더 나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