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인플레이션

생각 2007. 8. 7. 23:11

가격을 올리기란 어려운 작업이다. 직접적인 비난을 듣기도 하고 수요 감소라는 저항에 직면하기도 한다. 특히 공산품 가격을 올리려면 적어도 포장이라도 바꿔야 한다. 가격을 인상하기 위해서 자주 쓰는 방법은 포장 바꾸기고 포장을 바꾸면서 브랜드도 같이 바꿀때도 있다.

그랜저 XG는 이전 제품인 각그랜저나 V6 3000의 위용을 새로 출시된 더 고가 브랜드인 에쿠스에게 내준지 오래고 지금은 멀리서 봤을때 소나타와 구별하기가 어려워졌다.

예전엔 부의 상징이었던 골드 카드가 플래티넘 카드, 블랙 카드 등 굳이 황금보다 비싸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다른 카드에 의해 평범한 위치로 전락했다.

아기들은 언제나 몇 년 전 아기들이 주로 먹던 브랜드와 차별화된더 비싼 브랜드의 분유를 먹고 자란다. 애기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인다는건 나라의 장래를 생각했을때 바람직하긴 하지만 정말 애들에게 좋은 건지 확신이 서지는 않는다.

03년 가을 학기에 수강했던 가격결정론 시간에 가격 인상을 할 경우엔 제품을 약간이라도 개선해야 하고 이를 널리 홍보해야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위에서 든 예시들에서는 무엇이 개선되었는지는 확실히 전달받지 못했다.

그런식의 가격인상은 어찌보면 얄팍한 속임수로 보일수도 있어서 소비자가 기업에 대한 반감을 가지기 쉬울 수 있다.

기술 개발이 되면서 생산성이 향상되고 같은 가격이라도 더 좋은 물건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XT AT 386 486 펜티엄1,2,3,4,D 코어2듀오 등으로 이어지는 CPU의 발전을 들 수 있다. 특히 이 경우는 정말 고맙게도 가격은 그대로가 아니라 오히려 인하되는 경향까지 보인다.

가격이 인하될 필요까지는 없지만 물가 상승률에 따라 가격을 올리더라도 생산성 향상을 통해 더 좋은 품질로 고객에게 보답하면 된다. 문제는 기술 혁신이 일어나기 어려운 산업에서 특별히 편익을 증진시키지 못하면서 포장만 바꾸는 식의 브랜드 관리가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만든다는 점이다.

Posted by 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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