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가장 중요한 존재이다. 사람은 어떤 것 보다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고 한다.
가장 중요하니까 가장 좋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을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대접을 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람은 많은데 그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대접을 할 수 있는 재화는 그에 비해 희소하기 때문이다. 수요 공급의 불균형 문제다.
국민 모두가 5성급 호텔이나 강남 아파트나 한남동 성북동 부촌에 살 수는 없다.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러기엔 사람 수에 비해 자원이 너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결과적으로 어떤 사람은 삼성동 아이파크에 살고 어떤 사람은 관악구 삼성동 주공아파트에 살게 된다. 부족한 자원은 시장 원리에 따라 가장 높은 가격을 지불한 자에게 분배된다.
그러나 비소모성 자원은 얼마든지 나눠 가질 수 있다. 시간이나 체력이 많이 드는 종류의 친절이나 의무 때문에 내키지 않으면서 하는 감정 노동은 무언가를 소모하는 일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베풀수는 없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들지도 않고 감정 노동의 범주에 들지 않는 수준의 자연스런 친절한 태도는 누구에게나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물질적으로 좋지 못한 대접을 받는 사람이더라도 그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소모적이지 않고 경합성 없는 자원에 대한 분배를 받을 자격은 충분히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한다면 친절은 공공재라고 볼 수 있다.